[美-이란 장기전 기로] 정부 비축유 9개 기지에 나눠 저장 석유公 1억 배럴-민간 9000만 배럴 수출 고려않고 내수만 가정했을 때, IEA 기준 세계 6위… 네덜란드 1위 당정 “국내 외국업체 물량 매수 검토”… “중동 의존 줄이고 다변화 시급” 지적
전남 여수시 GS칼텍시 여수공장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 위험 지역을 우회하는 원유 수입처 확보에 나서는 한편으로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비롯한 전방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 韓 확보 비축유는 총 2억1600만 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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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유는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석유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전략물자다. 정부 비축유의 약 70∼80%는 정제 전 상태인 원유 형태로 보관돼 있다. 나머지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등 석유제품이다. 정부와 별도로 정유사들은 연간 내수 판매량의 40일분을 의무적으로 비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민간 비축유는 원유보다는 정제가 끝난 석유제품의 비중이 높다.
이 같은 석유 비축 일수가 실제 국내 소비량과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수출용 물량 포함 약 280만 배럴 수준이다. 평상시처럼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계산하면 약 68일 수준이다. 정부 기준보다 실제 비축 기간이 더 짧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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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 도입과 원유 우선 매수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는 이르면 이번 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국제 시세에 일정 마진을 더해 정유사의 공급가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통제 시 우려되는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한 대책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매점매석 고시’를 통해 정유사가 생산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반드시 국내 시장에 판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상한제를 피해 물량을 쌓아두거나 수출로 돌리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중동 사태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국내 비축 기지에 보관 중인 해외 정유사 보유 원유 686만 배럴을 우선 매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역시 주채권은행에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도록 독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원유 수입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중동산 원유 중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부의 대책에도 유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중동 원유 수입을 줄이고, 미국 수입 등을 늘리는 수입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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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