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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성격, 학력, 직업, 자산, 집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사람을 요즘 결혼 시장에선 ‘육각형 배우자’라 부른다. 이 중 ‘집안’을 볼땐 배우자 부모의 노후 대비 여부도 따지는데, 부모의 자립도는 배우자의 직업만큼 중요한 조건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대출 없는 자가(自家) 1채, 연금을 포함해 월수입 300만 원에 아플 때를 대비한 1억 원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합격권에 든다고 한다. 자녀의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선 자녀에게 손 벌릴 생각을 접어야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민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를 부양할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20.6%였다. 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15년 전 53%가 부모 부양에 동의한다고 답했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드는 소식이다. 저출산 현상으로 부양할 자식은 줄었으나 부모의 평균 수명은 늘어 부양 부담이 커진 데다, 가족이 전담해 온 돌봄 책임을 사회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요즘엔 부모들도 자립심이 강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8명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고, 10명 중 7명은 자녀와 따로 산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은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벌어 따로 사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은퇴한 부부의 월평균 적정 생활비는 300만 원, 연금 수령액은 110만 원이다. 이들은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후로 미뤄둔 취미 생활과 여행의 꿈을 접고 생활비를 버는 데 상당 시간을 보낸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절반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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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비는 열 아들을 길러도, 열 아들은 한 아비를 봉양하기 어렵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어느 나라든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나 보다. 더구나 ‘그냥 쉬었음’ 청년이 71만 명에, 청년 세대 전체가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다. 자식 덕 보기는커녕 자식 부양 부담만 덜어도 좋겠다는 부모들이 많다. 때 되면 부모 품 떠나 제 앞가림 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이고,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활기 있게 보내는 노후가 자녀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인 시대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