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정 항공우주산학융합원 부원장·전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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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은 개항 이후 연평균 7%라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왔다. 2024년 기준 국제 여객·화물 규모 세계 3위, 연간 1억6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3대 메가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까?
여객 중심 경영 구조를 가진 인천공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재무 구조가 크게 흔들렸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취약성이 명확해졌다. 여객이 98%까지 급감하며 1조 원의 순이익 구조가 한순간에 8000억 원의 손실로 전환됐다. 세계 공항 산업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공항은 단순한 항공 운송의 관문이 아니라 공항을 중심으로 자생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천공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국가 제일의 관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공항을 표방하지만, 오후 10시가 넘으면 터미널 내 식당이나 상업시설이 문을 닫고, 자정을 넘겨 도착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취약 시간대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국내선 연결편을 강화해 지방 여객의 편의를 극대화해야 한다. 또한 여권을 반복해서 꺼낼 필요 없는 원스톱 시스템을 위해 유관 기관들이 벽을 허물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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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는 ‘글로벌 공항 운영사’로 도약해야 한다. 프랑스 ADP나 독일 프라포트(Fraport)는 전 세계 수십 개의 공항을 운영하며 매출의 30∼40%를 해외에서 창출한다. 반면 인천공항의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K컬처에 대한 신뢰가 높은 지금이 ‘K-Airport’를 수출할 적기다.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이라는 명예는 혁신이 멈추는 순간 사라질 수 있다. 이제 인천공항은 서비스의 영역을 넘어 국가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엔진’으로 도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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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항공우주산학융합원 부원장·전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