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대만 증시 동시 급락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달러·원 환율,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3.00p(5.96%) 내린 5251.87, 코스닥은 52.39포인트(p)(4.54%) 하락한 1102.28,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7.90원 오른 1492.90원을 기록했다. 2026.3.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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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대만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한 달 새 서킷 브레이커가 2차례 발동되며 극심하게 움직였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495.5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1499.2원까지 오르는 등 1500원에 근접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3월 12일(1500원) 이후 가장 높다. 종가 기준으로도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최고치다.
배럴당 110달러를 넘는 고유가 충격으로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나타났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써야 하는 달러가 늘어나 외화 수요가 늘어난다. 또 에너지 수입에 돈을 많이 써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면 달러 수급 여건이 악화돼 재차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미국에서 물가가 올라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미루면 그만큼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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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환율은 중동 전황과 국제유가의 상승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일본, 대만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6% 하락한 5,251.87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4% 하락한 1,102.28로 마쳤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2%, 대만 자취안 지수는 4.43% 하락 마감했다. 고유가에 오픈AI와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확장 철회 소식이 겹악재로 작용했다. 한국, 일본, 대만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의 수혜를 누려 왔다. 삼성전자(―7.81%), SK하이닉스(―9.52%), 일본 소프트뱅크(―9.81%), 대만 TSMC(―4.23%) 둥 주요 기업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날 개장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동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코스피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이어지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락하면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제도다. 한 달 동안 두 번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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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