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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 14억 받고 특허기업에 기밀 넘겨

입력 | 2026-03-09 16:53:00

업체는 확보한 자료 활용해 삼성과 443억 특허계약




삼성전자의 내부 기밀을 유출한 대가로 약 100만 달러(약 14억7640만 원)를 받은 삼성전자 IP(지식재산권)센터 전 직원 권모 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몰래 빼돌린 기밀을 활용해 3000만 달러(약 443억 원)에 달하는 이득을 챙긴 특허관리기업(NPE) 대표 임모 씨도 함께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경택)는 권 씨와 임 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사내 기밀을 직장 동료였던 권 씨에게 전달한 삼성전자 전 직원과 NPE 직원 2명, NPE 법인도 함께 기소됐다. NPE는 사업화되지 않은 기술 특허 등을 먼저 사들여 제조업체에 팔거나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뜻한다.

검찰에 따르면 임 씨가 운영한 NPE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 등을 제기해 삼성전자가 해당 특허의 소유권 등을  사게 하도록 했고, 권 씨는 삼성전자 지적재산 관리를 총괄하는 IP센터의 수석엔지니어였다. 2021년 임 씨는 과거 한 전자 회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권 씨에게 “삼성전자에 특허를 팔 수 있도록 내부 정보를 제공해 달라”며 약 100만 달러를 건넸고, 실제로 권 씨는 6차례에 걸쳐 삼성전자의 특허 분석 자료를 넘겼다.

지식재산 분야 업무를 20년 이상 담당했던 이들은 미국에서 특허소송이 진행되면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제품 생산과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약점을 이용해 삼성전자의 내부 기밀을 건네받아 협상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또 다른 삼성전자 전 직원은 권 씨에게 내부 자료를 건네며 “(임 씨로부터) 500만 달러(약 73억8200만 원)를 받아라. 이런 귀중한 소스(자료) 제공 대가치고는 얌전한 수준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자료에는 특허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및 대응 방안이 정리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임 씨 업체는 삼성전자와 3000만 달러 상당의 특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권 씨는 삼성전자 재직 중 몰래 다른 NPE 업체를 설립해 수익화 사업을 꾀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NPE 불법 행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며 “국가경제에 치명적 손상을 끼치는 NPE의 불법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임 씨가 운영하는 NPE는 입장문을 내고 “기소된 업체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전 직원이 임 씨에게 전달한 자료를 특허 취득이나 라이선스 협상 과정에서 사용한 사실이 없다”며 “향후 진행될 형사재판에서 관련 사실 관계를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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