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성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6.3.9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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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담합이 적발되면 과징금으로 관련 매출액의 10% 이상을 부과한다. 지금까지는 과징금 액수가 매출액의 0.5%부터 시작했지만, 부과 하한선이 20배로 높아지는 것이다. 10년 안에 담합으로 2번 이상 적발될 경우 산정된 과징금의 최대 100%가 가중돼, 담합한 기업의 과징금이 지금보다 무거워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3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과징금이 법 위반으로 얻게 되는 부당이득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해 제재 실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지적하고 나서자 공정위가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 모든 법 위반에 과징금 하한선 높여
우선 과징금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부과기준율 하한이 높아진다. 과징금은 법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과 중대성 정도에 따라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하지만 지금은 하한선이 낮다 보니 과징금이 적게 매겨지고, 기업이 법을 어겨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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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지원,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사익편취) 제재도 강화된다. 지금은 최소 부과기준율이 20%에 불과해 부당하게 지원된 금액조차 환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공정위는 하한을 100%로 높이고, 최대 부과율을 160%에서 300%로 상향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자진 시정했다고 깎아주는 감경 줄여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아진다. 과거 5년간 한 번이라도 같은 법을 어긴 적이 있다면 과징금을 최대 50% 가중해서 부과할 수 있다. 그동안 제재를 한 번 받았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비율은 10% 이상~20% 미만 정도였다. 반복해서 법을 어길수록 가중 비율은 최대 100%까지 높아진다.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간 한 번이라도 적발된 적이 있다면 최대 100%까지 가중하도록 했다.
과징금을 깎아주는 감경 요소는 줄인다. 현재는 공정위가 조사, 심의할 때 협조하면 단계별 10%씩 총 20%를 감경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단계에 협조한 경우에 한해 과징금을 10%까지만 줄여줄 수 있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기업들이 감경 혜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었다”며 “과징금 부과 실효성을 높이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률은 최대 30%에서 10%로 축소하고 가벼운 과실에 의한 감경(10%)은 삭제한다. 특히 공정위 조사에 협조해 과징금을 덜 낸 사업자가 향후 소송 과정에서 진술 내용을 뒤집으면 감경 혜택을 직권 취소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됐다. 공정위는 4월 중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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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