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관계자가 전기요금고지서를 배달하고 있다. 2025.09.22 [서울=뉴시스]
정부가 연내 산업용 전기에 한해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1961년 전력산업 통합 이후 65년째 유지해 온 전국 단일요금제에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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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한파가 이어지는 27일 오전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26.01.27 [인천=뉴시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력 소비 대비 생산 비율을 고려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63.5%가 찬성했다. 부산(69.1%), 전남(68.1%), 경남(66.3%) 등 발전원이 지역 내에 있어서 전력 자립도가 높은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59.7%), 경기(62.8%) 등 수도권에서도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다. 수도권은 발전원이 적은데다 송전 비용도 높아 전기요금 차등제가 도입되면 비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서남해안 쪽에 재생에너지 생산 여력이 있는데도 송전망 부족으로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며 “더 근본적인 과제는 에너지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게 하는 지산지소 원칙”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 사태로 글로벌 유가 급등과 화석연료 공급망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신속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며 나온 얘기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서 전기를 끌어오느라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는데, 수도권 전기 요금이 전국과 똑같다 보니 생산 지역은 억울하게 손해를 보고 집중 사용 지역은 부당하게 이익을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비가 싼 곳은 싸게, 송전 비용을 포함해 비싼 데는 비싸게 책정하는 ‘전기 요금 차등제’ 현실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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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등제 산업용에 우선 적용…일각 “가정용까지 확대를”
앞서 지난달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은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겠다”며 산업용 전기에 차등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달리 적용할 경우 발전소 거리에 따라 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10∼20원 정도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1kWh당 180∼18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리에 따라 10% 안팎의 요금 차이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당시 “수도권에서 멀수록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전기요금이라도 싸야 기업이 지방에 갈 유인이 생길 것”이라며 “요금 자체를 차등화하기 위한 것이 아닌 기업의 지방 이전이 목적이기 때문에 가정용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 형평성을 위해 가정용 전기요금에도 차등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후환경 싱크탱크 기후솔루션 임장혁 연구원은 “현재는 발전소 인근 주민의 건강 피해 등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가정용 전기요금에도 송배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적용해 가격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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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