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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중해 英기지·튀르키예 공격…나토 회원국 건드렸다

입력 | 2026-03-05 16:43:00

‘나토 집단방위’ 발동땐 확전 가능성
英·佛 동지중해에 항공모함 등 급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거점에 지상군 투입




미국 원자력잠수함의 공격을 받아 침몰중인 이란 아이리스 데나함. 미국 전쟁부(국방부). X(트위터) 캡처

미국이 4일(현지 시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80여 년 만에 어뢰를 발사해 인도양 공해상에서 이란 군함을 침몰시켰다. 이란은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영국 군사기지에 이어 튀르키예에 미사일 공격을 시도했다. 튀르키예와 영국이 회원국으로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차원의 공동방위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도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본거지 레바논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 여파가 인도양과 유럽에까지 확산되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 공해상 美 어뢰 공격에 이란 군함 침몰…시신 87구 수습

이날 미 국방부는 해군 잠수함이 스리랑카 근방 인도양 해역에서 어뢰를 발사해 이란 호위함 ‘이리스 데나’를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해군은 침몰한 이란 군함에서 시신 87구를 수습하고 32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번 침몰 전에 미 해군 잠수함이 적의 선박에 어뢰를 발사한 건 2차 대전 때인 1945년 8월 14일이 마지막이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당시 미 해군 토스크(Torsk)호는 일본 해군의 750t급 초계호위함 CD-13을 어뢰로 격침시켰다.

미 국방부는 해군 잠수함의 주력 어뢰인 ‘마크-48’ 중어뢰가 작전에 사용됐다고 했다. 이 어뢰의 최신 버전은 소나로 표적을 자체 포착해 선박 아래에서 폭발한다. 폭발력은 TNT 약 230kg에 이른다. 승용차가 시속 1500km 이상으로 돌진하는 파괴력과 비슷한 강도다. 이 어뢰가 폭발하면 엄청난 기체 거품이 발생하면서 선박 금속에 피로를 유발해 선체를 쪼갠다. 미군은 공해상에서 펼쳐진 이란 호위함의 어뢰 폭파 장면을 일반에 공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격침을 “조용한 죽음”이라고 불렀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어뢰가 즉각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에 대해, 5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은 뼈저리게 이번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 나토 집단방위 조항 따른 확전 우려

이란은 중동 지역을 넘어 지중해와 튀르키예까지 공격을 시도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탄도미사일과 드론이 이날 미군이 주둔 중인 튀르키예 남부의 인지를르크 공군기지로 날아들었다. 이 미사일은 동지중해에 배치된 나토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

미국 과학자연맹에 따르면 이란 미사일이 향한 튀르키예 공군기지에는 B-61 전술핵폭탄 등 미국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 이란이 중동 주요 지역은 물론이고 유럽 턱밑까지 공격 대상을 확대하면서 “또 한 번 선을 넘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앞서 이란은 지중해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에 드론 공격을 감행해 항공기 격납고 등이 파손됐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가 동지중해에 전함을 보냈고, 특히 프랑스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배치됐다.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된 영국과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란 점에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당하면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한다는 나토 조약 5조가 발동될 수 있어서다. 이란의 공격 대상 확대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군비 지출 압박을 키우려는 의도라고 WSJ은 분석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회원국들은 기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한다”며 “나토는 전방위로 회원국 영토를 한 치도 빠짐없이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하칸 파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통화 후 “튀르키예 영토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이란 미사일 격추 상황이 나토 조약 5조를 발동시킬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이스라엘, 레바논에 지상군 동원

이스라엘은 이란을 지원하고 있는 헤즈볼라의 완전 해체를 목표로 레바논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했다. 이스라엘 육군은 보병부대, 기갑부대, 공병부대 등 3개 사단이 레바논 남부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탱크들이 레바논 키암의 아파트 건물에서 군사작전을 펼쳤다.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사흘간 최소 72명이 사망하고 43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지만 ‘이란이 무너지면 우리도 끝’이란 절박감에 다소 강경하게 전쟁에 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 최고지도자는 헤즈볼라에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이란 신정체제를 이끈 강경파 집권세력이 제거되면 헤즈볼라도 생존 기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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