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모건스탠리가 전 세계 인력의 약 3%인 2500명을 감원한다. AI 도입 확산 속 월가 금융권의 인력 구조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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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하는 2500명을 감원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후 단행된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금융권 인력 구조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 및 트레이딩, 자산관리, 투자운용 등 주요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감원 대상에는 자산관리 부문의 프라이빗뱅커(PB)와 백오피스 직원, 고액 자산가 대상 모기지 관련 인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조조정은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직원 약 8만3000명을 보유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자산관리 부문에서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회사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자산관리 부문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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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최고인데 감원…월가의 ‘효율 극대화’ 전략
월가에서는 최근 실적과 무관한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AI 도입과 업무 자동화를 확대하면서 전통적인 사무직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애널리스트와 지원 인력이 수행하던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고객 관리 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권을 넘어 IT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잭 도시가 설립한 금융기술 기업 블록(Block)은 AI 기반 자동화 확대를 이유로 전체 인력의 약 40%에 해당하는 4000명 이상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AI 도입 이후 약 4000명의 고객 지원 인력을 줄였고 핀터레스트(Pinterest)도 AI 관련 직무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전체 인력의 약 15%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 PB까지 감원 대상…AI가 ‘금융 성역’ 흔드나
특히 이번 감원에서 자산관리 부문의 프라이빗뱅커(PB)가 포함된 점은 상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PB는 고액 자산가와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대표적인 ‘관계 금융’ 직무로 여겨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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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대신 AI·저비용 허브…월가 ‘인력 지리학’도 바뀐다
업계에서는 이번 감원을 단순한 규모 축소가 아니라 ‘인력의 지리학적 재편’ 흐름과 연결해 보는 시각도 나온다. 뉴욕과 같은 고비용 금융 중심지 인력을 줄이고 일부 업무를 AI 시스템이나 저비용 운영 허브로 이전하려는 전략이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McKinsey & Company)는 생성형 AI 관련 보고서에서 AI 기술이 은행 산업에 연간 2000억~3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과 리서치, 고객 관리 등 고숙련 업무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금융회사들이 더 적은 인력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조직 구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보고서에서 선진국 일자리의 약 60%가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과거 자동화와 달리 AI는 고소득 전문직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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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