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의 평소 선박 통항 상황과 최근 긴장 고조 이후 감소한 운항을 대비해 보여주는 그래픽. 왼쪽은 맑은 날씨 속 다수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하는 평상시 상황을, 오른쪽은 어두운 날씨 속 소수의 유조선만 남은 현재 상황을 표현했다. 중동 지역 군사 충돌 이후 주요 해상 에너지 수송로의 선박 운항이 크게 줄어든 모습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이미지. 챗GPT 생성 AI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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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평소 하루 약 80척이 통과하던 해협을 최근 단 2척만 지나가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해협을 통해 수송되는 원유와 가스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로 향하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선박 데이터 분석업체 클플러(Kpler)의 항로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소 하루 약 80척의 원유·가스 운반선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을 2일 하루 동안 단 2척만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유조선 운항은 극도로 제한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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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투자회사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NYT에 “해협 양쪽에 상당수 선박이 대기하고 있지만 통과하려는 선박이 거의 없다”며 “현재 상황은 사실상 봉쇄 상태(de facto closure)”라고 말했다.
● 군사 충돌 확산…에너지 시설도 영향권
중동 해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시설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Fujairah) 에너지 허브에서는 드론 잔해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걸프 지역의 일부 에너지 시설도 공격이나 포격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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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유가 상승 압력
유조선 운항이 급감한 배경에는 군사적 긴장뿐 아니라 보험 비용 상승도 있다.
전쟁 위험이 커지면서 중동 항로 선박에 적용되는 해상 보험료가 급등했고 일부 해운사들은 선박 안전 문제를 이유로 운항을 중단하거나 항로를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 운항 감소는 에너지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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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에너지 공급 변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가스의 상당 부분은 아시아로 향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해 수송되는 원유와 가스의 80% 이상이 중국·인도·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로 수출된다.
각국은 전략 비축유를 통해 단기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해협 운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이 세계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공급망은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 등 여러 충격을 겪어왔지만 호르무즈 해협 운항 감소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시 미 해군이 유조선을 직접 호송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의 적극적인 군사적·경제적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