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몰리는데 충전소는 태부족 제주 급속충전소 1곳당 車 27대꼴 “설치 보조금 일률적으로 지급한 탓 지역-가동률 등 고려해 차등 둬야”
제주와 부산 등 인기 관광지에 전기차 급속 충전소가 부족해 불편을 호소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주로 주택가와 아파트에 설치되는 완속 충전소 또한 대도시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전기차 충전소 설치 보조금을 지역과 가동률을 고려해 차등 지급해야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제주·부산 등 인기 관광지 ‘급속 충전소’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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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 충전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급속 충전소는 30분 안팎이면 충전이 가능해 고속도로 휴게소나 호텔, 쇼핑몰, 공공기관 등에 주로 설치된다. 인천의 급속 충전소 차충비는 29.4대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부산(28.5대), 제주(27.1대) 등의 순이었다. 전국 평균(16.3대)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인천은 공항 방문 차량이 많아 급속 충전소 수요가 많고 부산과 제주는 렌터카 등으로 전기차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광지는 하루 운전 거리가 길고 특정 명소에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완속보다는 급속 충전소 수요가 많은 편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설 명절을 맞아 전기차를 타고 고향 전남 목포를 찾은 한 운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기 위해 1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닌 도심 외곽 충전소를 이용하라’는 팁이 공유된다”고 전했다.
● “수요 반영해 충전소 시설 보조금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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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주거 지역에서 야간에 장시간 충전하는 완속 충전소는 도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완속 충전소의 차충비는 서울(1.5대)과 세종(1.3대) 등이 낮았고 경남(2.6대), 전남(3.09대) 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방으로 갈수록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미흡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가 높은 지역이나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 충전소를 설치할 경우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동률이나 위치와 상관없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 미스매치를 불러왔다”며 “충전소가 많아 가동률이 떨어지는 곳은 보조금을 줄이고, 반대의 경우는 늘리는 사후 보조금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