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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LNG에 직격탄…우회로 없어 장기화땐 부담

입력 | 2026-03-03 16:43:00


AP뉴시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에너지 비용과 해운 운임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는 이란 쪽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대체 경로가 없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산업계 전반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LNG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공급된다. 대부분 카타르에서 생산한 LNG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와 함께 글로벌 3대 LNG 생산국이다.

문제는 대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우회할 수 있는 원유와 달리 LNG는 냉각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존 공급로 대체가 힘들다. 카타르는 기체 가스를 변환하는 액화 플랜트를 모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설치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세계 LNG 공급량의 5분의 1이 잠기는 셈이다. 카타르 국영 카타르에너지는 이미 모든 가스 생산 및 수출 활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국내 LNG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는 법적으로 최소 9일분의 재고를 상시 비축하도록 돼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법정 비축분보다 더 많은 물량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과 관련해 “4, 5주 예상했지만 이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혀 장기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NG 수입 비중은 호주가 3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카타르(15.3%), 말레이시아(15.0%), 미국(9.2%) 순이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수입 LNG 가격의 상승으로 환율 및 물가 인상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최근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산업용 전기료 인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카타르가 생산 중단을 발표한 날 글로벌 LNG 가격 지표는 50%가량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가스 운송이 한 달만 중단되어도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130%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도 덩달아 뛰며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유업계는 미국, 동남아 등 이른바 ‘스팟 물량’이라고 불리는 단기 계약처를 물색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사태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공장 가동률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해운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한국해운협회는 이날 회원사에 긴급 공문을 발송해 “전쟁위험 해역 관리 체계에 따라 엄격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HMM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 중이던 컨테이너선 1척을 두바이항에 긴급 정박도록 조치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 중인 국내 선박은 30여 척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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