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2.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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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전찬일 씨(36)는 지난해 11월 주거래 은행에 있던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를 증권사로 옮겼다. 가입자가 원하는 금융상품을 직접 골라서 투자하는 ‘중개형 ISA’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전 씨는 “코스피 상승 폭을 따라가려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그때보다 코스피가 40% 넘게 올라 만족한다”고 했다.
이른바 ‘만능 절세 통장’이라 불리는 ISA가 나온 지 10년 만에 가입 금액이 50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 활황에 ISA 계좌로 국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807만 명, 가입액은 54조7000억 원이었다. 가입액은 1월에만 6조4000억 원이 늘면서 월 단위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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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계좌는 투자한 상품의 모든 이익과 손실을 합친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A상품에서 300만 원 이익을, B상품에서는 100만 원의 손실을 봤다면 전체 순이익은 200만 원으로 비과세 대상이다. 다만 이러한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의무 가입 기간 3년을 채워야 한다.
코스피가 고공 행진한 최근 7개월간 전체 가입액(54조7000억 원)의 약 27%에 달하는 15조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세제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코스피 추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ISA 계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재영 금투협 K 자본시장본부장은 “지난해 코스피 연간 상승률이 76%에 달하면서 국내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중개형 ISA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며 “올 1월 정부가 세제 혜택을 강화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만큼, ISA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국민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자를 국내 증시로 유인하기 위해 추진 중인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는 애초 1분기(1~3월)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늦어지고 있다. RIA 시행의 근거가 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되면서 증권사가 RIA 계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RIA가 다음 달까지는 도입돼야 가입자들이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100% 누리게 된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관계자는 “여당에서도 RIA 관련 법안에 찬성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 법안이 조세소위원회를 통과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