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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공포 “2주치 식량 준비하라”

입력 | 2026-02-26 04:30:00

주민들, 핵협상 결렬 대비 움직임
美 “외교 우선하되 군사력 배제 안해”



24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사람들이 육교를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2주 치의 식량, 의약품, 휘발유, 양초, 손전등 등을 구비하라.”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3차 핵협상을 앞두고 이란 곳곳에서 협상 결렬 시 전쟁 상황에 대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4일 보도했다. 많은 이란인이 비상 가방을 꾸리고 정전에 대비해 발전기를 구입하는 등 피란 준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도 전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담은 노하우가 대거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란이 미국 및 이스라엘과 ‘12일 전쟁’을 치렀을 때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공습을 피해 북부 카스피해 연안, 인근 산악 지대로 피신했다. 이로 인해 이란 전역에서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당시 통상 4시간 걸리던 이동 거리를 지나는 데 하루가 걸렸다. 많은 이란인들은 전쟁이 발생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테헤란 시민이며 화학자로 일하는 사라 씨는 NYT에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미칠 것 같다. 이 ‘연옥(limbo·천국과 지옥의 중간지대)’에서 벗어나는 법을 알고 싶다”고 토로했다. 사업가 아미르 씨도 “세계 최강 군대(미군)와의 전쟁에서 각자도생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쟁 위험 속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놔두고 해외로 갈 수 없어 출장도 포기했다”고 했다.

또 다른 테헤란 시민 사한드 씨는 저소득층에게는 비상 가방 등을 꾸리는 것조차 사치라며 “우리 가족은 식량과 의약품을 비축할 돈이 없다. 어디로 가서 숨어야 할지만 생각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직까지 이란 정부가 뚜렷한 비상 대응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국민 불만을 키우고 있다.

한편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외교를 우선하되 필요하다면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째 옵션은 항상 외교”라면서도 “필요하면 그는 미군의 치명적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의 최종 결정권자는 “항상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이란 공습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같은 날 ‘X’에 “상호 우려를 해소하고 상호 이익을 달성할 전례 없는 합의를 이룰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다만 그는 “평화적 핵을 이용할 권리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맞섰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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