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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클라우드’는 옛말… 통제권 되찾는 ‘클라우드 송환’ 뜬다

입력 | 2026-02-25 14:48:06


지난 수년간 IT 업계의 지상 과제는 단연 ‘디지털 전환’, 그중에서도 ‘클라우드 전환’이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자체 서버 대신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외부의 퍼블릭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이전했다. 초기 구축 비용 없이 쓴 만큼만 요금을 내고, 유연하게 자원을 늘리고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최근 IT 인프라 시장에 심상치 않은 반작용이 일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려두었던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자체 서버(온프레미스)나 내부망에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되가져오는 이른바 ‘클라우드 송환(Cloud Repatriation)’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클라우드 우선 시대가 저물고, 맞춤형 실용주의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제미나이로 이미지 생성


비용의 역설과 통제권의 상실… 기업들 발길 돌리는 이유

몇몇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탈출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비용’이다. 초기에는 저렴하게 느껴졌던 구독료가 데이터 규모와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클라우드에서 외부로 데이터를 빼낼 때 부과되는 막대한 전송 수수료는 기업들에게 큰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정 규모를 넘어선 고정적인 워크로드의 경우, 장비를 직접 사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비용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선 것이다.

보안과 데이터 통제권 문제도 송환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기업의 민감한 고객 데이터나 공공기관의 보안 정보는 외부망에 두기엔 리스크가 크다. 더불어 퍼블릭 클라우드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손쓸 방법 없이 서비스 제공자의 복구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데이터 주권과 통제권을 중시하는 기업이나 기관에게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SaaS에서 IaaS로, 퍼블릭에서 프라이빗으로… 넓어지는 ‘송환’의 의미

최근의 클라우드 송환은 단순히 ‘물리적인 서버실로의 완벽한 복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본질은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운영 주도권의 회복’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클라우드 송환은 폭넓은 양상으로 나타난다. 모든 기능이 규격화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값비싼 구독을 끊고, 텅 빈 인프라형 클라우드(IaaS)를 빌려 그 위에 기업 입맛에 맞는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는 것도 송환의 일환이다. 남이 차려준 비싼 식당 밥을 먹다가, 주방 공간만 빌려 내 손으로 직접 요리하며 통제권을 쥐겠다는 의미다.

또한, 여러 입주자가 함께 쓰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벗어나, 기업 내부에 자사 전용으로 구축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옮겨가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가상화와 자동화라는 클라우드의 편리한 운영 방식은 그대로 누리면서 물리적인 위치는 내부에 두어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완벽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하이브리드’와 ‘VDI·DaaS’ 등으로 절충안 찾는 기업들

물론 클라우드 송환이 클라우드 기술 자체의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기업들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유연성’과 자체 인프라의 ‘안정성’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실제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대국민 서비스는 퍼블릭에, 핵심 데이터는 프라이빗에 두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데스크톱 가상화(VDI)나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에 대한 수요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핵심 데이터는 중앙의 안전한 프라이빗 환경에 가두어 보호하면서도, 직원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업무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클라우드의 장점과 온프레미스의 보안성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함이다.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계에서도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 중 한 곳인 가비아의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시장은 클라우드 만능을 외치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라며 “우리는 변화가 적고 고정적인 인프라는 온프레미스에 유지하되, 트래픽 유동성이 큰 인프라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배치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제안하는 등 고객사의 상황에 맞춘 다각적인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클라우드는 더 이상 맹목적으로 우선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자사의 비즈니스 성격, 데이터 민감도, 장기적 예산 구조를 꼼꼼히 따져 가장 적합한 둥지를 찾아가는 ‘인프라 최적화’의 여정이 지금 IT 업계에서 시작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송환이라는 키워드가 주목 받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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