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 압박에 나서고 있는 24일 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2026.2.24 ⓒ 뉴스1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면적 84㎡가 이번 달 51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56억5000만 원에 최고가 거래된 것보다 5억5000만 원 낮게 팔린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압구정동에서 수십억 원 저렴한 매물이 나오다보니 집주인이 ‘갈아타기’를 하기 위해 급매로 집을 팔고 압구정 아파트를 매수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5월 9일까지 집을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쌓이고 하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월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이 1년 뒤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소비자 비중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 역시 이 같은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한달 가까이 연일 강경한 SNS 메시지를 내놓으며 한동안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 아파트 매물 쌓이고 하락 거래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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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며 특히 강남구의 경우 사실상 보합으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주간통계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1%로 전주(0.02%)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하락세로 전환되면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에서는 전용면적 183㎡가 이달 초 98억 원에 거래돼 토지거래허가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평형대는 지난해 말 128억 원에 거래된 바 있다.
경기 역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과천 집값 상승률은 전주(0.14%) 대비 0.03% 하락하며 2024년 6월 첫째 주 이후 8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과천은 지난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직후인 10월 셋째 주 1.48%까지 오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인 지역이다.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과천 내 공공택지에서의 신규 공급 등이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 주담대 증가폭도 줄어들어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중 새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평균액은 2억1286만 원으로 3분기(7∼9월) 대비 1421만 원 감소했다. 결혼과 자녀 출산 등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30대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액이 지난해 4분기 2553만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259만 원 줄어 전체 연령대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봄철 이사 수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 종료 예고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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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