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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첫 코미디 걱정했는데… ‘100억살’ 역할 거친 말투 재미있어”

입력 | 2026-02-24 04:30:00

뮤지컬 ‘비틀쥬스’ 주연 맡은 김준수
진중함-카리스마 벗어나 매력 발산
“관객 따라 ‘욕’ 조절… 많이 봐 주시길”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연기하고 있는 배우 김준수.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김준수는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 게 뮤지컬”이라며 “지금의 저는 뮤지컬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CJ ENM 제공


“처음 해보는 게 많은 작품이라 고민도 많았는데, 걱정한 만큼 짜릿함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주연(비틀쥬스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동방신기’ 시아준수로 데뷔했던 그는 뮤지컬 배우로 주로 진중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해 왔다. 본격적인 코미디는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조용히 품고 있던 코미디 욕심에 참여했지만, 연습 과정에선 한숨이 나올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짓고 슬랩스틱 코미디에 여러 가지 무대 장치를 조작하면서 관객과 소통도 해야 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다른 작품의 세 배 정도 되는 대사량에 ‘이거 어떡해…?’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게다가 팀 버턴 감독의 동명 영화(1988년)가 원작인 ‘비틀쥬스’는 죽음이란 소재를 유머러스하게 풀어 나가는 이야기 구조라, 국내 뮤지컬 관객에게 익숙한 형식은 아니다. 김준수는 “다른 작품은 어떤 대목에서 관객의 반응이 나올지 예측을 잘하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가늠할 수 없었다”고 했다.

가장 걱정되는 건 대사에 섞인 비속어였다. 비틀쥬스는 100억 살 먹은 기이한 존재로, 말투가 거칠다. 김준수는 “지금까지 무대에서 욕을 해본 적이 없어 관객들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고민은 첫 공연에서 풀렸다.

“첫 장면에서 비틀쥬스가 ‘기분 처지게 왜 장송곡을 틀어!’란 대사로 시작하는데요. 이게 자칫하면 썰렁할 수 있는데, 저보다 하루 전 공연을 한 (정)원영이 형이 애드리브로 ‘아, 나 이거 못하겠다. 분위기 이게 뭐야!’ 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빡 나왔어요. ‘아 됐다’ 싶었죠.”

김준수도 애드리브로 대처했다. 그런 대사가 처음 나오기 전, 역에서 빠져나와 “이 작품에 욕이 좀 나옵니다”라고 한 것. 회차를 더해갈수록 “특별한 경험 시켜 드릴게요”, “제가 욕하는 모습 보기 힘든 겁니다” 등 자신감 있는 대사도 나왔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면서 소통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무대 장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불가항력으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처음엔 고장 나면 어쩌나 싶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이거 왜 안 돼!’ 하거나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면) 박명수 형처럼 ‘조용히 해!’ 호통도 쳐요. 요즘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관객이 아쉬워할 정도예요. 이게 코미디극의 매력 같습니다.”

그렇다고 공연이 마냥 가볍기만 한 건 아니다. 비틀쥬스는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역설적으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저도 극 중 인물이 엄마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연습실에서 보고 울었거든요. 살아있을 때 이 삶을 소중히 대하고 후회 없이 잘 살자. 숨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이런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김준수는 “객석에 가족 관객이 많으면 수위를 조절하니, 걱정 말고 보러 와 달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개막한 ‘비틀쥬스’는 다음 달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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