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 바꾸는 AI로봇] 〈7〉 AI의 ‘눈’ 만드는 한화 지상 물체 정보 수십초만에 나열 항공기-車-선박-건물 모두 판독 ‘해상도 15cm’ 초저궤도 위성 개발중 재난방지-수색구조에도 활용 기대
최근 찾은 한화시스템 경기 용인 연구소. 남태형 우주사업부 솔루션사업팀 과장이 현재 개발 중인 위성영상 분석 인공지능(AI) 시스템에 한 분쟁 지역의 공군 기지 영상을 띄우자 AI가 즉시 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수십 초도 지나지 않아 화면 곳곳에 붉은색과 녹색 네모 칸이 생기고, 옆에는 영상에 잡힌 모든 지상의 물체에 대한 정보가 주르륵 나열됐다. 일부 물체는 어떤 ‘기종’인지까지 표시됐다. 해상도 1m급의 광학(EO) 위성이 촬영한 영상 정보를 AI가 분석해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최근 한화시스템 용인연구소 위성 개발 클린룸에서 이경묵 위성탑재체팀 수석연구원이 정찰용 광학위성에 부착될 탑재체 핵심 부품의 오차 측정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고해상도 광학 및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저궤도에 쏘아 올려 24시간 특정 지역을 감시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이처럼 위성으로 찍은 영상을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출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시연에 활용한 영상은 외부 위성영상 업체와 제휴해 AI 학습용으로 활용한 과거 영상이지만 AI 시스템은 ‘현재형’으로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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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위성의 수와 해상도다. AI 시스템이 실전 배치되려면 특정 지역을 최소한 30분 단위로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소형 차량이나 부대 이동 등까지 판단하려면 고해상 영상 확보가 필수다. 그래서 한화시스템에서는 해상도 15cm급의 초저궤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15cm급 해상도는 지표면의 15cm 물체가 위성영상의 픽셀(점) 하나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한화시스템 측은 “위성에서 지구상의 물병을 판독할 수 있는 해상도”라고 설명했다. 이 위성 64기를 350km 궤도에 쏘아올리면 실전 운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AI는 ‘영상 판독’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도 돕는다. 위성이 탐지한 적진의 병력 현황 영상은 역시 AI 분석 체계가 탑재된 ‘이동형 지상국’(현장을 지휘하는 차량)으로 전달된다. 이곳에 탑재된 AI는 해당 지역을 어떤 무기로 어떻게 타격하는 게 최선일지를 현장 지휘관에게 곧바로 제안한다. 적의 이동 경로를 미리 황폐화시켜 작전 수행을 방해하거나, 적의 미사일 공격이 감지되면 최적의 요격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재난구호·긴급구조에도 활약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하고 있는 위성영상 분석 인공지능(AI) 시스템이 흐릿한 영상(왼쪽 사진)을 선명하게 바꾸는 해상도 업스케일링을 진행한 모습(오른쪽 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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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위성과 SAR 위성이 함께 지표면을 분석하면 AI의 분석 능력이 더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한화시스템의 설명이다. 광학위성은 선명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지만 구름이 낀 날은 관측이 안 되고, 투시가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SAR 위성은 광학위성 대비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날씨에 상관없이 관측을 할 수 있고 투시도 가능하다. 두 위성을 함께 운용하면 재난 지역에서 건물이나 흙더미 아래 공간까지 바라볼 수 있어 인명 구조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재난 대응 계획도 빠르게 수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시스템 측은 “해빙의 두께 변화 등을 관찰해 북극 항로 개척에 활용하거나 해수면, 홍수 취약지역의 경계면 등을 추적 관찰해 재해 예방에 활용하는 등 안전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용인=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