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광주·전남·전북서 ‘응급이송 혁신’ 시범사업 추진 중증도 따라 수용 병원 결정…상황실서 강제 지정도 가능 “비효율적 체계 개선은 긍정” VS “근본 대책 없는 미봉책”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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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으로 석 달간 호남권에서 중증 또는 응급환자 수용 병원을 사전 지정·이송하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병원의 수용 거부로 응급 환자가 제때 치료 못 받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해법을 찾자는 사업이지만 의료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광주·전남·전북에서 이달 말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 사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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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응급 이송 체계는 119구급대원이 가진 이송 대상 병원의 상황과 실제 병원의 환자 수용 가능 상태가 달라 혼선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번 시범 사업의 핵심은 환자 중증도에 따른 이송 결정 방식을 달리 하는 것이다. 심정지·뇌출혈 등 중증 응급 환자는 보건복지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가까운 병원 내 가용 병상·인력·장비 등을 실시간 파악한 뒤 직접 이송 병원을 지정, 119구급대에 통보한다.
만약 골든타임을 초과할 경우에 한해 상황실은 ‘환자 우선 수용 병원’을 지정할 수 있다. 상황실에 의해 우선 수용 병원으로 지정되면 반드시 환자를 받아들여 응급 처치를 해야 한다. 이후 타 병원 전원까지 책임져야 한다.
비교적 경증으로 분류된 환자는 119구급대가 개별 확인 없이, 병원 측이 사전 공표한 진료 가능 분야에 따라 이송한다. 각 병원이 이미 고지한 수용 불가 사례를 고려해 이송하는 만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병원이 이송 환자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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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수용 의사를 밝히는 병원이 있을 때까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급기야 헬기로 타 지역 이송까지 해야 했던 소방청도 시범 사업의 안착을 통해 119구급대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시범 사업 운영 결과에 따라 전국 확대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일선 의료진 반응은 엇갈린다.
119와 병원 간 개별 통화로 환자 수용 여부를 조율하는 기존 방식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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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응급실 전문의는 “종합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경증 환자까지 ‘믿을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며 대학병원으로 밀려드는 형국에서 환자 상태·중증도에 따라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필요는 있다”며 “차질 없이 시범 사업을 준비하되, 운영 과정에서의 보완점은 충분히 정부에 제안하면 된다고 본다”며 신중론을 폈다.
반면 “미봉책이자 위험한 실험”이라는 규탄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광주·전남·전북 의사회는 공동 명의 성명을 통해 “정책 설계에 일선 응급실 의료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원인 파악 노력은 보이지 않고, 현상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여건이 가장 열악한 호남권에서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지역 의료체계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응급실 병상 부족과 필수 의료 인력난, 엄격한 의료 과실 법적 책임 등 구조적 한계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땜질식’ 이송 체계만 바꿔서 될 문제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응급실 인력 충원도 어려운 지역 필수의료 체계 붕괴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낮은 의료 수가와 열악한 병원 인프라는 도외시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의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술장이 꽉 찼고, 가용 전문의가 없고 중환자실이 막히면 대학병원도 그 순간 만큼은 ‘수술 가능한 병원’이 아니다. 대학병원이니까 환자를 받아서 어떻게든 하라고?”라며 반문했다.
또 “강제 배정, 통보 이송이 시행되면 119와 병원의 ‘신뢰 연대’도 산산조각 난다”며 시범사업에 대해 성토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