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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2건 오지급”…빗썸, ‘62조 사고’ 예고된 인재

입력 | 2026-02-12 07:19:46

11일 정무위 현안질의서 드러난 ‘오지급 사태’ 전말
시스템 이관 중 ‘다중 결재’ 누락…자산 대조 ‘하루 1회’ 그쳐
과거에도 유사 사고 2건…사고 인지 후 20여분간 방치
빗썸 “펀드 조성해 폭넓게 구제”…당국은 업계 점검 착수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빗썸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6.02.11. [서울=뉴시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이 62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빚기 전에도 과거 2차례의 오지급 실수를 저질렀던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빗썸은 경쟁사들이 실시간에 가까운 시차를 두고 자산을 대조하는 것과 달리 하루에 한 번만 장부를 대조하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특히 과거 유사 사고에도 시스템 고도화 작업의 기초인 ‘다중 결재’ 기능이 누락되는 등 이번 사태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12일 정치권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재원 빗썸 대표는 과거에도 이번 사고와 유사한 오지급 사고가 2건 더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관련 질의에 대해 “회사 감사실 확인 결과 아주 작은 규모의 건을 2건 더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실무를 담당한 대리급 직원의 입력 오류였다.

그러나 이같은 단순한 실수가 ‘62조원 오지급’이라는 천문학적 사고로 비화한 것은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회 질의 과정에서 “최근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새로운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며 “통상적인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필수인 ‘다중 결재’를 거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부분이 누락된 상태로 진행됐다”며 실수를 시인했다.

거액의 자산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차 검증을 수행해야 할 관문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빗썸 내부적인 검수 과정에서 확인됐지만 사고 발생부터 인지까지 시차가 존재해 대응 과정을 두고 논란이 빚어진 상황이다.

빗썸에 따르면 사측이 오지급 사실을 파악한 것은 사고 발생 후 약 20분이 지난 시점으로 내부에서 이벤트 관련 재검수를 진행하면서 사고가 확인됐다.

해킹이나 외부 공격은 아니었지만 잘못 지급된 62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20분간 통제 불능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오지급 사고가 과거 2차례나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셀 전망이다. 비록 빗썸 설명대로 출발은 ‘아주 작은 규모의 건’이었다고 해도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개선하지 않아 결국 62조원대 오지급 사태가 벌어지게 된 셈이어서다.

이번 현안질의를 통해 빗썸의 자산 관리 시스템이 업계 전반과 비교해 낙후돼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현재 빗썸의 내부 장부와 실제 블록체인상 코인 보유량 간의 대조·정산이 ‘하루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경쟁사들이 통상 5분 단위로 자산 불일치 여부를 실시간 점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시간 검증 체계의 부재가 이번 사태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되는 대목이다. 빗썸 측은 정치권의 질타에 향후 대조 시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다.

빗썸은 현재 다각도의 보상안을 제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회사는 자체 보유 자산으로 고객 보호 펀드를 조성하고, 추가로 밝혀진 강제청산 사안에 대해서도 구제 대상으로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회사 유보금 등 자체 보유 자산을 활용해 1000억원 규모의 보상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오지급 사태 직후 발생한 가격 급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민원을 접수해, 검증된 피해 금액에 대해서는 폭넓게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빗썸 사태를 단순한 전산 사고가 아닌 거래소가 가진 운영 리스크로 보고 있다. 현재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거래소 협의체(닥사·DAXA)로 구성된 ‘긴급대응반’이 빗썸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으며, 당국은 거래소 전반에 대한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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