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국가균형발전 허브로] 〈3〉 ‘AI 융합 인재’ 만드는 대학들 군산대, 모듈형 학사학위 첫 도입… 원하는 조합 36학점 들으면 취득 한국해양대, 현장연구 ‘필수’ 지정… KIOST 연구진이 직접 과제 지도 목포대, 교원 대상 AI 워크숍 개최… ‘AI 클래스’서 전공에 접목-실습도
급변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전공 하나만으로 진로를 설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첨단 기술은 특정 산업이나 직무에 한정되지 않고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 역시 단일 전공 지식보다는 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기술 이해, 협업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의 학사 구조는 여전히 전공 중심 체계에 머물러 있다. 학과 단위로 짜인 교육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여러 전공을 넘나들며 역량을 쌓기 어렵고, 새로운 기술을 기존 교육 과정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데도 한계가 따른다. 대학 안팎에서는 융복합 전공과 다전공, 전공 간 연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립대들은 ‘국립대학육성사업’을 기반으로 융복합 전문 인재 양성에 나섰다. 국립대학육성사업은 국립대가 국가 전략 과제를 수행하는 공공 교육 인프라로 기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부 재정 사업이다. 대학별 특성과 지역 산업 여건에 맞춰 교육 방식을 자율적으로 설계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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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전북 군산시 국립군산대에서 ‘모듈형 컨버전스 학사학위(MCD)’의 운영에 대한 간담회가 열렸다. 국립군산대는 2024년 전국 최초로 MCD 제도를 도입했다. 국립군산대 제공
국립군산대는 2024년부터 두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135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올해는 MD 81개 과정과 MCD 34개 과정 등 총 118개 과정을 운영 중이다. 상담심리 MCD 과정을 이수 중인 한 학생은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학교에 관련 학과가 없어 MCD를 선택했다”며 “관심 분야가 넓어지면 다른 MCD도 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공에 AI 더해 전문성 강화
지난해 10월 부산 영도구 국립한국해양대에서 학생들이 ‘해양과학기술특론’을 듣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소속 연구원이 특론을 직접 가르치고, 학생들은 해양 현상을 연구 과제로 선정해 분석 등을 진행한다. 국립한국해양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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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양성 분야에서도 AI를 매개로 정책·기술·수업 현장을 연결하는 융복합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춘천교육대는 지난해 ‘AI 교육 인사이트 포럼’을 열고 인공지능 시대 교육 환경 변화와 예비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을 논의했다. 교원과 직원, 재학생 등 101명이 참석한 포럼에서는 AI 기술의 교육 현장 적용 방안과 교사의 역할 변화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춘천교대는 이를 계기로 예비 교사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 AI 기반 융복합 교육, 대학 전반으로 확장
지난해 11월 전남 국립목포대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수업을 듣고 있다. 국립목포대는 학생 참여형 수업 모델인 ‘AI Class’를 운영하고 있다. 국립목포대 제공
교원 역량 강화 역시 핵심 과제다. 국립목포대는 지난해 AI 교수법 워크숍을 9차례 개최해 약 400명의 교원이 참여하도록 했다. 또 교수 연구공동체 15개 팀을 구성해 AI 기반의 강의계획서와 교과목 개발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 전체 전임교원의 53.4%가 참여하는 등 AI 활용은 대학 전반의 교육 방식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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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교육은 대학을 넘어 지역 연구와 산업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국립목포대는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AI 융합과제 제안요청서(RFP) 8건을 확보했으며, 조선·양식·헬스케어 등 전남 지역 산업과 연계한 대형 AI 연구과제도 추진 중이다. 국립목포대 관계자는 “AI가 학생들의 기본 역량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국립대학육성사업을 통해 국립목포대만의 AI 융복합 교육 체계를 강화해 지역과 국가가 신뢰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