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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의무에 다주택 못팔아” 지적에, 전월세 낀 집 퇴로 열어줘

입력 | 2026-02-11 04:30:00

양도세 중과 보완책 발표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잔금 시기… 당초 3개월서 4개월로 한달 늘려
다른 토허지역은 6개월간 유예
李 “등록임대도 기간 끝나면 중과세”… 구윤철 “그렇게 하겠다” 개편 시사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구 부총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질문에 “‘아마’는 없다”며 중과 유예 추가 연장 가능성을 공식 차단하면서 “이번 주 시행령 개정을 통해 관련 제도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안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잔금 시기를 4개월로 늘리고, 세입자를 낀 매물은 입주를 최대 2년간 유예해주는 보완책을 내놨다.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집을 팔 수 있게 해 시장에 매물을 많이 나오게 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수차례 문제를 제기한 등록 임대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도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내에 집을 팔아야 받을 수 있게 바꾸겠다고 했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임대가 끝난 주택을 팔면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 집값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강남 3구·용산구 잔금 시기 4개월로

구 부총리는 10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는 대신, 그전까지 조정대상지역에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4∼6개월 내 잔금 납부나 등기 접수를 마치면 중과 유예를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3일에는 강남 3구와 용산구 내 주택을 팔기로 계약한 뒤 3개월 내 잔금 납부나 등기 접수를 하라고 했는데 이 기간을 한 달 늘려주는 것이다. 강남 3구 및 용산구가 아닌 서울 지역과 경기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수정·중원구, 수원시 영통·장안·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의왕시, 하남시, 용인시 수지구 등 경기 12곳은 기존대로 6개월 내 잔금 납부나 등기 접수를 마쳐야 한다.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부여한 잔금 기한을 늘린 이유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매 시 실입주 요건 때문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여기서는 매수자가 매매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에 입주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잔금 시기를 3개월만 주자 ‘4개월 내 입주’ 요건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걸림돌을 없애야 최대한 많은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세입자가 살고 있어 집을 팔기 어려운 다주택자를 위한 예외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임차인이 있는 주택의 매수자가 무주택자일 경우 실거주 의무를 정부의 시행령 개정 발표일인 12일부터 최장 2년간 유예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합법적인 세입자 계약 기간까지는, 세입자의 기간까지만 입주하면 된다”며 “한도를 정해야 한다. 2년 이내에만 실제로 입주하면 된다”고 했다. 통상 전월세 계약이 2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까지 인정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 임대주택 양도세 혜택도 축소 예고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의 등록임대주택에 주어지는 세제 혜택을 축소할 뜻도 밝혔다. 그는 “(임대사업자 중엔) 300∼500채 가진 사람도 많은데 양도세 중과 없이 (임대 종료 후) 20년 뒤에 팔아도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서울 시내 다주택인 아파트(등록임대)가 다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해 매물로 나오면 ‘집값 안정 효과가 미지수’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현재 민간 등록임대사업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감면,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 그 대신 등록한 임대주택의 의무임대 기간을 지켜야 하고 임대료를 연간 5% 이상 올릴 수 없다. 재산세와 종부세 감면 혜택은 임대 등록이 말소되면 없어지는데 양도세 중과 배제는 집을 팔 때 받는 혜택이라 기한이 따로 없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9일 SNS에서 “의무임대에 대한 보상은 임대 기간의 취득·보유·재산세 감면에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의 양도세 중과 제외로 충분하지 않냐”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임대주택에 대해 “적정한 기간을 정하고 그 후엔 일반주택처럼 똑같이 (양도세를 중과해야 한다)”고 말하자 구 부총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도세 혜택은 최장 12년간 (세입자의) 안정적인 거주를 가능하게 하는 의무의 대가”라며 반발했다. 협회 측은 “추가 규제나 과세 특례 철회로 매물을 강제로 유도하는 것은 시세 대비 저렴하게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를 내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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