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가장 미국적인 행사서 13분 스페인어 공연… 트럼프 “美에 대한 모욕” 버니, 그래미서도 “ICE OUT” 외쳐 NYT “라틴 문화 축제 보여준 무대” 성난 마가, 동시간대 맞불 공연
9일 공개된 제61회(2027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슈퍼볼) 로고.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공개 비판해 온 인물. 이달 초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비(非)영어권 가수 최초로 수상한 뒤 “이민세관단속국(ICE) 아웃(OUT)”을 외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슈퍼볼 하프타임 쇼라는 가장 미국적인 공간이 가장 격렬한 정치적 격전지가 됐다”고 전했다.
● 배드 버니 무대 두고 美 좌우 진영 논쟁
광고 로드중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가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깃발을 든 채 공연하고 있다. 그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 최초로 공연 시간 내내 스페인어로만 노래했다. 샌타클래라=AP 뉴시스
NYT는 “라틴 문화의 축제적 면모를 보여준 무대”라고 호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건전하고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담았다”고 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아래에선 미국 거리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위험한 행위”라며 “배드 버니는 스페인어 공연으로 이를 꼬집고 저항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연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그 누구도 이 남자가 하는 말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역대 최악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레이시아 미국대사로 지명한 닉 애덤스도 “누군가 배드 버니에게 여기가 미국이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이 무대는 백인을 대표하지 않는다. 이민자들이 모든 것을 망쳐 놓았기 때문에 이제 슈퍼볼조차 볼 수 없다”며 강경한 이민 단속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랜디 파인 하원의원은 “역겨운 방송”이라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해당 공연의 방송 기준 위반 검토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 마가 진영, 키드 록 앞세워 맞불 공연
마가 진영은 맞대응하는 성격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록 가수 키드 록이 출연하는 ‘올 아메리칸 하프타임 쇼’ 무대 영상을 사전 녹화해 배드 버니의 공연과 같은 시간에 유튜브로 송출했다. 지난해 사망한 미국 강경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가 설립한 터닝포인트USA가 기획한 이번 무대엔 개비 배럿, 리 브라이스, 브랜틀리 길버트 등 유명 컨트리 음악 가수들도 출연했다. NYT는 약 400만 명이 유튜브로 해당 공연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광고 로드중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