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엄마가 되면 더 강해진다”…네번째 올림픽서 신기록 우승

입력 | 2026-02-09 17:21:00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가 8일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아들 톰마소 군을 안은 채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밀라노·시굴다·생모리츠=AP 뉴시스

“엄마가 된 후에도 더 강해져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 메달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언젠가 나를 자랑스러워할 아들을 위한 것이다.”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35)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개최국 이탈리아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뒤 이렇게 말했다. 롤로브리지다는 자신의 생일인 8일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올림픽 신기록(3분54초28)으로 우승했다. 이탈리아 여자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도 이날 롤로브리지다가 처음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을 찾은 아들 토마소 군(3)을 포옹하며 기쁨을 나눈 롤로브리지다는 “엄마 역할과 스케이터 역할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았다.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바에는 차라리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며 “나를 믿어준 사람들 또 나를 의심했던 사람들 모두에게 이 금메달을 바치고 싶다. 그들 덕에 내가 증명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롤로브리지다 외에도 이번 올림픽에는 ‘슈퍼 맘’들이 여럿 있다. 한때 엄마가 된다는 건 곧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걸 의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최고 커리어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 여자 컬링 간판 레이철 호먼은 세 아이의 엄마다. 레이철 호먼 인스타그램

캐나다 컬링 여자 대표팀 스킵(주장) 레이철 호먼(37)은 세 아이의 엄마다. 2019년 첫아들 라이엇 군을 낳은 호먼은 두 번째 임신 8개월 차였던 2021년 2월 캐나다 최고 여자 컬링팀을 가리는 ‘스코티스 토너먼트 오브 하츠’에 출전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바로 다음 달에 딸 보윈 양을 낳고는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그랜드슬램(옛 월드투어) 무대에 복귀했다. 2023년 셋째 브릭스 군까지 태어나면서 2남 1녀의 엄마가 된 호먼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아이들의 이름 머리글자를 새긴 목걸이를 만지며 마음을 다잡는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3회 연속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호먼은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아이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며 “아이들은 엄마가 세계 최고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걸 알고 있다.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 봅슬레이 대표 엘라나 마이어스 테일러는 장애가 있는 두 아이의 엄마다. 밀라노·시굴다·생모리츠=AP 뉴시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부터 올림픽 ‘개근’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여자 봅슬레이 국가대표 엘라나 마이어스 테일러(42)는 장애가 있는 두 아이를 키운다. 테일러의 큰아들 니코 군(6)은 다운증후군, 둘째 아들 노아 군(4)은 청각 장애가 있다. 테일러는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많은 부모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올림픽 메달 5개(은 3개, 동메달 2개)를 땄지만 금메달은 아직 없는 테일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첫 정상에 도전한다.

캐나다 프리스타일 여자 스키 하프파이프 국가대표 캐시 샤프는 2023년 딸을 출산한 지 3년 만에 올림픽 정상 복귀를 노린다. 밀라노·시굴다·생모리츠=AP 뉴시스

이번 대회 프리스타일스키 여자 하프파이프에 출전하는 캐시 샤프(34·캐나다) 역시 딸 루 양(3)을 낳은 지 3년 만에 올림픽 정상 복귀에 나선다. 2018년 평창 대회 때 이 종목 정상을 차지했던 샤프는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구아이링(미국명 에일린 구·23)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샤프는 “경기에 임할 때는 더 이상 나 혼자만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딸 루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 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