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전 기획예산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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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일 대한민국의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할 기획예산처가 닻을 올렸다. 이번 출범은 단순히 부처 이름을 바꾸는 수준의 행정 개편을 넘어서 일방적인 정부 주도의 재정 운용이라는 낡은 틀을 깨고, 효율적이고 투명한 국가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자 시대적 소명이다.
필자는 평소 ‘민간의 자율과 창의’라는 신념을 견지해 왔다. 이 원칙은 새로 출범한 기획처가 지향해야 할 지표라고 본다. 정부가 민간 위에 군림하면서 자원을 배분하던 시대는 지났다. 기획처는 책상 위에서 예산 숫자를 만지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삶이 역동하는 현장에 뿌리를 둔 전략기획본부가 돼야 한다.
지금 기획처 앞에는 세 가지 핵심적인 과제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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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현장 중심의 재정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필자는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공직자들이 현장을 멀리하고 책상에만 앉아 있는 행태를 비판하며 “장관도 청장도 구정물 통에 발을 담그라”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여러 부처에 산재한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고 재정 지출의 비효율을 걷어내는 구조조정은 결코 관료적 편의주의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실제 수혜자인 국민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현장에서 답을 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군살을 걷어낸 다음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부문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똑똑한 재정’이 기획처가 지향해야 할 종착지다.
셋째, ‘성과’라는 결과물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예산 편성은 단순히 돈의 배분이 아니라 국가의 자원을 어디에 우선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독단은 금물이다. 기획처는 재정 운용의 전 과정에서 민간의 전문성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협업과 소통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필자는 “한 푼의 예산도 성과 없이 쓰여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잣대를 고수해 왔다. 예산을 단순히 얼마나 썼느냐가 아니라, 그 예산이 현장에서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냈는지를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해야 한다. 성과가 없는 사업은 과감히 일몰하고, 이를 통해 절감한 재원을 민간의 활력을 돋우는 데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번 기획처의 출범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엄중하다. 혁신의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두려워해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 경제는 삼류로 추락할 것이다. ‘원칙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는 각오로 기획처 후배 공직자들이 투철한 소명 의식을 갖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이끄는 선봉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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