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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군멍군’ 美中 희토류 전쟁… 우리도 비축량 대폭 늘릴 때

입력 | 2026-02-04 23:30:00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실에서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관련 협정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21. AP 뉴시스


지난해 4월 중국이 미국의 145% 대중 ‘관세 폭탄’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놓았다. 미중 광물전쟁이 터지자, 미 자동차 회사 등은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허를 찔린 미국은 한 달 뒤 중국과 상호관세를 115%로 낮추기로 전격 합의하고 ‘90일간 휴전’을 선언했다. 그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라는 별명도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핵심광물 비축 사업인 ‘프로젝트 볼트(vault)’를 발표하며 “1년 전 일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했을 정도로 당시 충격이 컸다.

희토류 광물은 자동변속기, 발전기, 각종 모터와 센서 등의 주요 부품에 두루 쓰인다. 미국은 1990년대까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지만 지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차지한 중국이 희토류 공급 수도꼭지를 잠그면 미국의 자동차 반도체 항공우주 등 주력 산업이 멈추게 된다. “중국이 2개월이면 자동차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까닭이다.

볼트는 귀중품을 보관하는 큰 금고를 뜻한다. 미국은 프로젝트 볼트를 통해 120억 달러를 투자하고 희토류 비축 방어막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 보잉 등 10여 개의 미국 대기업도 여기에 참여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정을 체결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까지 시도한 것이나 자국 내 광산 개발을 추진한 것은 모두 희토류 확보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4일 핵심광물 회의를 위해 주요 7개국(G7)과 한국 등의 외교장관들을 워싱턴으로 불렀다. 한국 일본 호주 인도까지 참여시켜 ‘광물 동맹국’끼리 핵심광물을 무관세로 교역하는 ‘무역 블록’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미중 광물전쟁이 세계 공급망의 판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대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희토류 수출 통제로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방산 등 수입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주력 산업을 보유한 한국도 희토류 공급망 위협에 취약하다. 핵심광물의 공공 비축 평균 일수는 84.9일에 그친다. 정부는 이를 2029년까지 100일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도 한국판 ‘프로젝트 볼트’ 사업에 더 속도를 내고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세계 최강국 미국마저 쩔쩔매는 게 광물전쟁의 현실이다. 희토류 방어막을 두껍고 높이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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