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실에서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관련 협정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21.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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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중국이 미국의 145% 대중 ‘관세 폭탄’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놓았다. 미중 광물전쟁이 터지자, 미 자동차 회사 등은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허를 찔린 미국은 한 달 뒤 중국과 상호관세를 115%로 낮추기로 전격 합의하고 ‘90일간 휴전’을 선언했다. 그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라는 별명도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핵심광물 비축 사업인 ‘프로젝트 볼트(vault)’를 발표하며 “1년 전 일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했을 정도로 당시 충격이 컸다.
희토류 광물은 자동변속기, 발전기, 각종 모터와 센서 등의 주요 부품에 두루 쓰인다. 미국은 1990년대까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지만 지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차지한 중국이 희토류 공급 수도꼭지를 잠그면 미국의 자동차 반도체 항공우주 등 주력 산업이 멈추게 된다. “중국이 2개월이면 자동차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까닭이다.
볼트는 귀중품을 보관하는 큰 금고를 뜻한다. 미국은 프로젝트 볼트를 통해 120억 달러를 투자하고 희토류 비축 방어막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 보잉 등 10여 개의 미국 대기업도 여기에 참여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정을 체결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까지 시도한 것이나 자국 내 광산 개발을 추진한 것은 모두 희토류 확보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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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에 이어 대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희토류 수출 통제로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방산 등 수입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주력 산업을 보유한 한국도 희토류 공급망 위협에 취약하다. 핵심광물의 공공 비축 평균 일수는 84.9일에 그친다. 정부는 이를 2029년까지 100일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도 한국판 ‘프로젝트 볼트’ 사업에 더 속도를 내고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세계 최강국 미국마저 쩔쩔매는 게 광물전쟁의 현실이다. 희토류 방어막을 두껍고 높이 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