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복지協 ‘국민인구행태조사’ 남 61%-여 48% “결혼 생각 있다” ‘0.72명’ 바닥 찍은 출산율 회복세 “육아-주거-교육 부담 줄여줘야”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 씨(26)는 4년째 만나는 남자 친구와 최근 결혼 관련 대화가 부쩍 늘었다. 김 씨는 “대학원생인 남자 친구가 취업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결혼할 생각”이라며 “자녀도 2명은 낳고 싶은데 맞벌이하며 아이를 돌보는 문제가 걱정”이라고 했다.
미혼 남녀의 결혼과 출산 의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일·가정 양립 지원 등 저출산 대책이 젊은 층의 인식 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2년간의 출산율 반등을 이어가려면 일자리 부족과 높은 집값 등 결혼과 출산 문턱을 높이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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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젊은 층에선 여전히 결혼과 출산에 대해선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결혼은 혜택보다 부담’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은 미혼 여성 58.0%, 미혼 남성 54.7%로 절반이 넘었다.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로 미혼 남성은 ‘결혼 생활의 비용 부담’(24.5%)을, 미혼 여성은 ‘기대치에 맞는 사람 부재’(18.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미혼 남성은 ‘경제적 부담’(37.4%)을, 미혼 여성은 ‘자녀 행복 우려’(24.0%)를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성취감 있는 삶을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직업이나 경력을 갖는 것’이라는 응답이 8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정성 있는 연애 관계’(75.6%), ‘많은 돈을 갖는 것’(61.0%) 순이었다. 반면 ‘자녀’(49.2%)와 ‘결혼’(47.3%)을 택한 응답자는 절반에 못 미쳤다.
● “새 정부 저출산 대응 소홀” 지적도
2023년 0.72명으로 바닥을 찍은 국내 합계출산율은 이듬해 0.75명으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0.8명대를 회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출산율 반등에 고취돼 저출산 대응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6∼2030)은 지난해 말 큰 틀이 나왔어야 하지만 초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전략기획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조직 개편과 계획 수립 모두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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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출산·양육 부담을 증가시키는 고용, 주거, 교육 문제를 개선해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