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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시절인 2017년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신임 의장 후보 중 하나였지만 제롬 파월 현 의장에게 밀려 최종 낙점을 받지 못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당시 “그(워시)는 모든 것을 잘못 판단해 왔다”며 후보 거론 자체를 비판했다. 다시 돌아온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워시를 연준 의장 후보자로 결국 지명했다. 크루그먼의 비판은 한층 거칠어졌다. “그(워시)는 정치적 동물(political animal)이야.”
▷크루그먼은 민주당 성향이 짙은 경제학자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전혀 근거 없는 비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월스트리트 출신인 워시는 2006년 30대 중반의 최연소 이사로 연준에 입성했다. 그는 연준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천문학적 돈을 풀던 2010년 ‘인플레이션 우려’를 내세워 양적완화 중단을 주장했고 이듬해 사임했다. 긴축을 내세우는 연준 내 ‘매파’ 역할에 충실했던 셈이다. 워시는 그러나 작년부터 정반대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공개 지지했다. 금리만큼은 연준 내 ‘비둘기파’ 성향으로 바뀐 것이다.
▷워시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 가문의 사위다. 장인은 트럼프의 오랜 친구로, 트럼프에게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것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워시가 트럼프 정부마다 연준 의장이나 재무장관 후보로 언급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 이들도 많다. 개인적인 배경이야말로 트럼프가 말한 ‘적임자(cental casting)’라는 것이다. 가장 독립적이어야 할 연준이 정치적 중립성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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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는 더 강경파로 꼽히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지명으로 그나마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지난달 30일 안전자산인 금과 은 현물 가격이 각각 7.9%, 12.9% 내린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워시가 금리는 내리되 ‘매파’ 성향으로 돌아가 연준 유동성 공급은 줄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로 인한 달러 가치 상승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은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연준 후보자 지명 뉴스만으로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김창덕 논설위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