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감시용 항공기-고고도 드론 목격 트럼프, 신속-결정적 공격옵션 주문… 긴장 고조 속 “계획은 대화” 언급도 하메네이, 이란 시위를 쿠데타 규정… 美 보란듯 공개 행보하며 확전 경고
광고 로드중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군의 감시용 항공기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최근 이란 영공 인근에서 관측됐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종종 이 초계기와 같이 투입되는 미군의 고고도 무인기(드론) ‘MQ-4C 트라이턴’ 또한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에 신속하고 결정적인 ‘이란 공격 옵션’을 요구했다고 보도하며 미국의 군사 작전 임박설에 힘을 실었다.
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7)는 같은 날 수도 테헤란에 있는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1902∼1989·1979∼1989년 집권)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1일 연설에서 최근의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로 규정했다. 또 군사 위협을 가하는 미국을 향해 “미국이 만약 전쟁을 시작한다면 지역 전쟁이 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동 곳곳의 미군 기지, 미국의 맹방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군 또한 1, 2일 양일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해군훈련을 하기로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계획은 (이란이) 우리와 대화하는 것”이라며 대화 의지 또한 드러냈다.
광고 로드중
● 美 초계기 포세이돈, 이란 영공서 관측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P-8A 포세이돈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의 중립 수역 6000m 상공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성능 해상 감시 레이더를 장착했고 ‘잠수함 킬러’로 불릴 만큼 감시 능력이 뛰어나다. 하푼 대함미사일과 기뢰도 발사할 수 있다. 관련 장비 포함 대당 가격은 6억 달러(약 8700억 원). 이 초계기는 바레인의 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 인근에는 미군기지가 있다. 타스통신은 최근 며칠간 이 일대에서 ‘MQ-4C 트라이턴’ 또한 목격됐다고 전했다.
미국 군사매체 더워존 또한 같은 달 29일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에 전개됐던 미 공군 F-35A 전투기 일부가 최근 포르투갈 라즈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F-35A 전투기는 지난달 3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할 때도 투입됐다. 이 비행기를 중동과 가까운 유럽에 이동시킨 것, 미군이 에이브러햄링컨함을 포함한 전함 10여 척을 중동에 배치한 것 등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 의지를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 같은 대규모 전력을 앞세워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의 영구 중단 및 보유한 농축우라늄의 전량 폐기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및 수량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사거리 제한은 사실상 대(對)이스라엘 억지력 박탈 시도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고 로드중
● 하메네이, 호메이니 묘소 참배
하메네이, 호메이니 묘소 참배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왼쪽)가 지난달 31일 수도 테헤란에서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사진 속 인물)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오랜 망명 생활을 했던 호메이니는 1979년 2월 1일 귀국해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키고 신정일치 체제를 확립했다. 이런 호메이니의 후광을 빌려 미국에 맞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 출처 하메네이 ‘X’
과거 팔레비 왕가의 탄압을 받던 호메이니는 15년의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1979년 2월 1일 귀국해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켰다. 이후 사망 때까지 신정일치 국가의 최고지도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하메네이는 호메이니의 사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 중이다.
즉 하메네이가 호메이니의 귀국일을 하루 앞두고 그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호메이니의 후광을 빌려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강조하고 미국과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광고 로드중
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