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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양승태 47개 혐의 중 2개 유죄… 법원도, 검찰도 부끄러운 일

입력 | 2026-02-01 23:27:00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30 사진공동취재단


‘사법 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47개 혐의 중 2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나머지 45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47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었다. 전직 대법원장이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건 처음이다.

재판부는 2015년 서울남부지법이 사학연금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취지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자 양 전 대법원장 등이 공모해 이를 취소하도록 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헌재의 정당 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잃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 관여해 기각을 선고하도록 한 것도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보다 직권남용의 범위를 넓게 인정했다. 대법원장이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더라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 이상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본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상고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법원장이 일선 법원의 재판에 관여했다는 점이 인정돼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누구도 재판에 외압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방패막이가 돼야 할 사법부 수장이 스스로 재판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재판부가 “재판의 독립이 훼손되고 공정한 재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초래됐다”고 지적한 대목을 양 전 대법원장은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47개 중 45개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왔다는 것은 검찰이 ‘일단 하고 보자’는 식으로 무분별하게 기소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고법원 도입에 청와대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에 개입했다는 ‘재판 거래’ 의혹, 사법 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 등 사법 농단 사건의 핵심에 속하는 혐의는 모두 무죄가 나왔다. 당시 사법농단 수사 지휘 라인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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