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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리해서 집 살 필요 없다’는 믿음 커져야 투기 잡힌다

입력 | 2026-02-01 23:30:00

1일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표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서울에서 지난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이 15억 원을 넘었다. 전국 집값 하위 20%에 해당하는 주택 16채를 살 돈이 있어야 서울에 1채를 겨우 장만할 수 있는 셈이다. 한 가구가 서울에 집을 사려면 번 돈을 다 모아도 13.9년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자산이 부족한 청년이나 서민은 집을 사느라 대출을 받고 이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니 “서울에선 집만 안 사면 ‘현금 부자’”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 ‘K자형 양극화’를 극복하려면 망국적 투기 심리를 잠재우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와 조금이라도 집을 더 비싸게 팔려는 집주인의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거래는 끊겼지만 단기 급등한 호가는 눈에 띄게 내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3주 연속 커졌다.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직전으로 상승세가 돌아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연일 부동산 관련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불안한 시장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집값 안정은) 국민을 믿고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며 “계곡 정비나 주가 5천 달성에 비하면 더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 보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감세 혜택 누리며 다주택 해소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로 일할 때 정비사업을 밀어붙여 하천과 계곡을 불법 점거한 민폐 영업을 없앴다. 코스피도 올해 5,000을 넘겼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주식 시장이나 계곡 정비 사업보다 이해관계자가 훨씬 많고 다양하다. 관련 법·제도도 복잡하다.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다간 매물 잠김과 임대차 시장 불안, 매매 가격 상승을 불러온 과거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난마처럼 얽힌 부동산 시장은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원칙을 지키며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안정시킬 수 있다.

당장은 투기 수요가 가세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 6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1·29 대책’이 실행 가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시장에서 “무리해서 집 살 필요가 없다”는 신뢰가 생긴다. 아울러 너무 복잡해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누더기가 된 부동산 세제도 원칙을 제시하고 납세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정상화해야 한다. 이런 믿음이 커질수록 집값은 안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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