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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가치 하락과 중국발 매수세, 인공지능(AI)·에너지 전환 수요 확대 기대가 겹치며 비철금속 시장 전반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는 한때 11%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톤당 1만4500달러(약 2000만원)를 넘어섰다. 장중 변동폭은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전기·전자 전반에 사용되는 산업용 금속인 구리는 12월 초 이후 약 21%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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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과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요 증가 기대가 구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증설에는 대규모 송배전망과 고압 케이블이 필수적인 만큼, 구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테슬라는 올해 로보틱스·AI 분야에 2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시장에서는 이러한 투자 흐름이 구리뿐 아니라 알루미늄·주석 등 산업금속 전반에 대한 수요 기대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수요 기대가 형성된 가운데, 미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구리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블룸버그는 달러 약세가 원자재를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만들며, 투자자들이 실물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 변수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내 창고로 구리 물량이 유입되면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요 광산에서 잇따른 사고와 생산 차질이 발생하며 공급 불안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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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 역시 원자재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수요 대비 가격이 빠르게 오른 만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구리 가격의 급등세가 실제 수요 증가 속도를 앞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실물 구매자들이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서 구매를 미루거나 줄일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이 되돌려지는 기술적 조정(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