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혁 산업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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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어느덧 두 달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쿠팡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3370만 건의 고객 계정 노출 사실을 신고하며 시작된 쿠팡 사태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세 번의 청문회가 열렸고, 경찰 수사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등 수많은 정부 기관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을 결과와 상관없이, 개인정보 유출로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은 ‘탈팡’(쿠팡 탈퇴)을 시도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쓱닷컴, 지마켓, 11번가 등 다른 이커머스의 최근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최근 만난 한 이커머스 업체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후 매출 증가 폭은 쿠팡 사태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쿠팡을 외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함께 포착된다. 2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4일 기준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의 일일 사용자 수(DAU)는 약 1560만 명이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28일 1570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쪼개기 쿠폰이라는 비난은 받을지언정, 로켓배송용 5000원짜리 구매 이용권 등을 뿌린 효과는 확실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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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한국을 상대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최근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서한을 통해 한국 정부의 조사는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일”이라며 감정 섞인 반발을 했다. 쿠팡 측은 투자사의 의견과 본사는 무관하다고 하나,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쿠팡 경영진과 교감 없이 주요 주주가 이 같은 메시지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두 달 동안 쿠팡이 한국을 상대로 벌인 기싸움에 대한 평가는 주가로 나타났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26일(현지 시간) 주당 19.57달러로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두 달 동안 하락률은 약 30%이며, IB들은 쿠팡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 중이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과거 “How did we ever live without Coupang(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이라는 말이 나오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아직 이용객들이 남아 있는 지금이라도 쿠팡은 제대로 된 사과를 내놔야 한다. 김 의장의 서면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찰 수사와 정부 조사에 협조하고, 국정조사가 진행된다면 기싸움 대신 깔끔한 설명과 책임 인정,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로 소비자들의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We can live without Coupang(쿠팡 없이 살 수 있다)”이라며 이별을 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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