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에 사실상 인건비 포함되는데 노동청 “업체간 계약 아니냐” 팔짱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뉴스1
건설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일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영세 하청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연간 2조 원 규모를 돌파한 근로자 임금 체불을 ‘중대범죄’로 규정하며 처벌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하도급 대금 체불’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건설 불황에 하도급 대금 체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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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이나 제조업 현장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불법 하도급 계약이 여전히 많아 각종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하도급 대금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발주처 동의 없이 재하도급을 하거나 하청받은 공사 전체를 재하청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지방이나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공정별로 재하청, 재재하청을 주며 영세 개인사업자와 따로 계약을 맺는 사례가 적지 많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총 공사비가 100억 원 정도인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 대금 체불이 자주 발생한다”며 “하도급을 준 업체와 받은 업체 모두 영세하고, 불법 하도급 사례도 많아 체불된 대금을 받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사실상 인건비는 법적 보호장치 강화해야”
이들이 받는 돈은 사실상 ‘인건비’ 성격이 강하지만 도급 계약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근로자처럼 보호를 받기도 쉽지 않다. 하도급 대금 미지급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하면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처리 기간이 상당히 길고 까다롭다. 영세 하청업체들은 “떼인 돈을 받으려면 결국 소송을 해야 하는데 소송 비용이 만만찮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법무법인 ‘공정’의 황보윤 변호사는 “시공사들은 최소 인력만 유지하고 일감을 수주하면 하도급, 재하도급 등의 형태로 공사를 진행해 결국 가장 아래 단계에 있는 영세업체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최근 대금 미지급 소송 등이 늘고 있는데 작업 일지, 계약서, 구두 계약 녹취 등을 최대한 확보해놔야 그마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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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