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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복원땐 현대차그룹 年 5조 부담…“영업이익 20%는 줄 것”

입력 | 2026-01-27 19:37:00

美관세 25% 인상땐 경영계획 다시 짜야
車업계, 관세합의 이전 ‘실적 악몽’ 재연
바이오도 유럽·日과 경쟁서 핸디캡 떠안아
“투자는 투자대로 하고 관세까지 물게 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5.1.23/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과의 무역합의를 번복해 관세율을 전방위로 25% 올리겠다고 밝히자 27일 국내 산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대미 관세율 인하가 공식 발표되면서 이미 기업 대부분이 대미 관세 15%를 기준으로 올해 경영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관세율이 10%포인트 추가로 오를 경우 기업들은 한국 생산 물량을 조정하는 등 다시 한번 경영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된다. 재계에선 “정부가 빨리 미국 측과 만나 혼란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격탄 우려 자동차 “3, 4조 추가 부담”

트럼프발 관세 경고장에 가장 놀란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해 4월 25% 상호관세 부과 이후 11월 15%로 관세율이 떨어지기 전까지 약 7개월 동안 미국 시장에서 고전한 경험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3분기(7~9월) 실적 발표 당시 25%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3분기에만 두 회사 합산 3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투자업계는 자동차의 대미 수출 관세율이 다시 25%로 오를 경우 현대차그룹의 추가 부담이 연간 최대 5조 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현대차가 3조1000억 원, 기아가 2조2000억 원의 추가 관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나증권도 총 4.3조 원의 부담이 더해질 것이라고 계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발간한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15% 관세율에서 25% 관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3조1000억 원의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눌러 매출액을 방어하더라도 영업이익은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수주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로 출국한 상태다. 현대차는 실제 관세율 상승 여부 등 정부와 협력해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의약품도 불똥… “대책 찾아달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품목으로 자동차와 함께 의약품 관세도 25% 부과하겠다고 언급해 바이오 업계도 비상등이 켜졌다. 의약품은 현재 관세율이 0%지만 미 행정부가 품목관세 부과를 시행할 때 한국은 최대 15% 까지만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은 최근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국 현지 공장을 인수했지만 생산량이 한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한국 공장 생산 규모가 78만4000L인 데 비해 미국 공장은 한국의 7% 대인 6만 L에 그친다. 업계에선 “미국에 투자는 투자대로 하고 관세는 관세대로 물게 된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유럽과 일본은 의약품 관세를 최대 15%로 합의했기 때문에 만약 한국에만 25%가 부과될 경우 가격 측면에서 크게 불리해진다.

가전업계는 한국의 대미 관세율이 추가로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공급망을 한국 바깥으로 보내는 등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업계는 북미 지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작겠지만 자동차 대미 수출이 줄 경우 동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경제계에선 실제 관세율이 오를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미국이 한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적용할 경우 한국의 실질 GDP가 약 1%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은 조기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실제로 관세를 올릴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 고객사를 중심으로 혼선이 커지고 있다”며 “민관이 다시 빠르게 협력해 또다시 협상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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