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복통·설사 2~3주, 장염 아닙니다…젊은 환자 늘어난 이 질병

입력 | 2026-01-27 14:57:20

송주혜 건국대병원 교수 “크론병, 장염과 달리 장벽 전체 염증”
“방치하면 장손상 누적…진단 1~2년 내 치료해야”



송주혜 건국대병원 염증성 장질환클리닉 교수. 건국대병원 제공


복통과 설사가 반복돼 병원을 찾았다가 크론병 진단을 받는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로, 최근 국내에서도 10~20대를 중심으로 진단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송주혜 건국대병원 염증성 장질환클리닉 교수는 27일 “크론병은 일반적인 장염과 달리 장벽 전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질병의 성격과 경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크론병 진단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단일 검사로 확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송주혜 교수는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할 수 있는 하나의 결정적인 검사,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 검사’는 없다”며 “환자의 병력과 증상, 혈액·대변 검사, 내시경, 조직검사, 영상 검사를 종합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크론병은 염증이 연속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정상 장과 병든 장이 섞여 있는 ‘건너뛰는 병변’이 특징이다. 또 염증이 장의 가장 안쪽 점막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장벽 전체를 침범해, 장이 좁아지는 협착이나 장과 장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누공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 진단 단계에서 소장과 대장을 함께 살피는 과정이 중요하다. 송 교수는 “국내 크론병 환자는 소장 침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대장내시경만으로는 질병의 전체 범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장 병변이 의심될 경우 MR 엔테로그래피와 같은 영상 검사가 활용된다. MR 엔테로그래피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소장의 염증 범위와 장벽 두께, 협착 여부, 항문 주위 누공이나 복강 내 농양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최근에는 반복적인 추적 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초음파’도 종종 적용하고 있다. 장초음파는 방사선 노출 없이 초음파로 장벽 두께와 염증에 따른 혈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장정결을 위한 약 복용이나 금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감이 적다.

송 교수는 “이미 병변 위치가 확인된 환자에서 치료 반응을 추적하는 데 장초음파가 유용하다”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염증이 악화되는 신호를 비교적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론병 치료의 목표는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내시경상 염증이 사라진 상태를 유지하는 ‘관해 유지’에 있다. 관해는 증상뿐 아니라 장 점막의 염증이 안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치료는 질병의 중증도와 범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송 교수는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후에는 면역조절제나 생물학 제제, 최근에는 경구 소분자 제제를 사용해 장기 관해를 유지하는 전략이 적용된다”며 “스테로이드는 장기 유지 약제가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을 고려해 다른 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론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 손상이 누적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송 교수는 진단 초기 1~2년을 질병 경과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장염은 대부분 수일 내 호전되는 일시적인 염증이지만, 크론병은 치료 없이 방치하면 장 손상이 누적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설사와 복통이 2~3주 이상 반복되거나, 체중 감소, 야간 설사, 항문 통증이나 고름 분비 같은 증상이 동반될 경우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 장질환 가능성을 고려해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송 교수는 “젊은 환자일수록 증상이 호전되면 약을 중단하거나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크론병은 증상이 없더라도 염증이 진행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며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장 손상을 줄이고 장기 예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서울=뉴스1)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