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부 압박할 때마다 주가 꺾여…“7500억 손실” 주장 李 ‘쿠팡 저격’ 발언에 정부조사 잇따라…‘위기 자초’ 지적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안전한쿠팡만들기공동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쿠팡 배달기사 유가족들이 제작한 ‘쿠팡 규탄’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25.12.29 뉴스1
광고 로드중
미국 쿠팡 법인 주주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그동안 한국 정부와 국회가 쿠팡에 대해 가한 전방위 압박이 외부에 불공정하게 비치면서 문제 제기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쿠팡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를 주장하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조사를 요청하고, 한국 정부에도 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청문회·정부 조사 기점으로 쿠팡 주가 꺾여
광고 로드중
업계에선 지난해 말 쿠팡 정보유출 사태 발생 이후 잇따른 국회 청문회 및 정부 조사 등 압박을 기점으로 주가가 크게 꺾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뉴스1
실제로 국회가 김범석 의장 고발과 국정조사 추진을 결정한 지난해 12월 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쿠팡 주가는 5.07% 하락했고, 더불어민주당이 쿠팡 연석 청문회를 의결한 12월 22일에도 3.36% 하락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12월 26일에는 6.45% 반등했지만,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의 여론 악화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쿠팡 자체조사 내용 반박이 이어진 이후 1월 14일에는 5.37% 하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유출 사태 이후 쿠팡 주가는 대표이사 교체 외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버티는 모양새였다”며 “하지만 국회 청문회를 기점으로 내림세를 보였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공정위·고용노동부 등 정부 기관의 입장 발표가 나올 때마다 하락했다”고 말했다.
정부·국회 합세해 압박…대통령 고강도 저격도 위기 자초
광고 로드중
쿠팡 관련 의혹을 총체적으로 제기한 두 차례의 국회 청문회도 미국 투자자 입장에선 문제삼을 소지가 있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질책성 청문회가 당정이 합세한 압박으로 비쳐 한국 내 쿠팡 사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해석돼 통상 이슈로의 확대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문회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경고 메시지를 낸 점도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쿠팡 정보유출 사태 직후 리포트에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했지만, 1월 5일 리포트에선 “규제 리스크가 상당 기간 주가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모건스탠리는 두 차례의 국회 청문회가 쿠팡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키우는 기폭제가 됐다고 짚었다. 쿠팡과 한국 정부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1.23 뉴스1
쿠팡에 대한 정부 주요 인사의 질책성 발언도 미국 증시에선 ‘위협 시그널’로 받아들여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쿠팡 사태와 관련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겠다”(2일), “(법을) 막 어긴다. 처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9일), “잘못하면 회사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12일) 등 강도 높은 저격을 이어간 바 있다.
이후 정부 주요 인사들의 질책 및 부처 조사가 쏟아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19일 행정부 2인자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금융당국에 “마피아를 소탕해 시장 질서를 잡겠다는 정도의 각오로 일을 하라”는 주문이 기폭제가 됐다. 해당 발언은 미국 투자사들이 중재의향서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근거가 되기도 했다. 다만 총리실은 해당 발언은 경제 전반의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자는 취지였고, 특정 기업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