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불안속 ‘셀 아메리카’ 확산 안전자산 수요 늘며 ‘상승랠리’ 전망 국내 금 현물 ETF에 뭉칫돈 몰려 골드바도 3주새 716억원어치 팔려
25일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상가에 실버바가 진열되어 있다. 23일(현지 가격)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은 가격의 3월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01.33달러(약 14만7500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뉴시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 연초 베네수엘라 사태 등 불안한 국제 정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위협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1∼6월) 금, 은을 비롯한 안전자산 가격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은, 올해 들어 40% 넘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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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순금 1돈(3.75g)의 소비자 매입가도 100만 원을 넘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순금 1돈 매입가는 101만5000원이었다. 순금 1돈 가격은 지난해 1월 53만 원이었는데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2배로 올랐다.
이처럼 금을 포함한 귀금속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자 투자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1주간(16∼22일) 국내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 금 현물’의 순자산액은 4조 원을 넘었다. 지난해 11월 3조 원 돌파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조 단위를 넘긴 것이다.
은행을 통해 살 수 있는 골드바도 인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에서 이달 1∼22일 판매된 골드바는 716억7311만 원어치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판매액(350억587만 원)의 2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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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이유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밝힌 뒤 유럽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위협한 데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상대로 해임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심리가 퍼지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도 금·은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다. 이달 27∼28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3.50∼3.75%)으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5월 연준 의장 교체 전후로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하락하면 예금이나 채권 등을 통한 기대 수익이 낮아져 금·은 등 다른 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황변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 유동성 확대와 달러화 약세 등의 분위기 속에서 당분간 금·은 등 귀금속이 글로벌 자산시장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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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