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서 헌장 서명식 개최 가자 평화 넘어 유엔 대체 의지… 푸틴, 10억 달러 내고 동참 의사 佛-덴마크-스웨덴 등 5개국은 거부 한국도 초청받고 참여 여부 검토
유엔 등 기존 국제기구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랫줄)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자신이 주도한 새 국제기구 ‘평화위원회’의 헌장 서명식을 가졌다. 다보스=AP 뉴시스
이 기구의 초대 의장인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이틀째인 이날 다보스 현지에서 평화위원회 헌장 서명식을 가졌다. 그는 재집권 후 자신이 세계 각지의 전쟁과 분쟁을 중단시켰으며 이 평화위원회에도 “모두가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자찬했다. 동석한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평화위원회는 공식적인 국제기구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 스웨덴 등 주요 서방국은 참여를 거부하거나 부정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 질서를 유지해 온 유엔 체제를 훼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행보가 가속화할 수 있으며,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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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초대 의장 맡아 운영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종전 및 재건을 위해 2027년 말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평화위원회를 구상했다. 이를 더 확대해 유엔을 대체할 기구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국이 세계 60여 개국에 보낸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에는 가자지구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가자지구를 넘어 세계 각지의 현안을 다루는 국제기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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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소위원회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할 ‘가자 집행위원회’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등 5개국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는 “평화위원회가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면 유엔 체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국 영토 그린란드를 놓고 미국과 대립 중인 덴마크 또한 반대 입장이다.
● 트럼프에 10억 달러 미끼 던진 푸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평화위원회를 이용할 뜻을 드러냈다. 평화위원회 설립 첫해에 현금 10억 달러(약 1조4600억 원) 이상을 기부한 회원국은 ‘영구 상임이사국’ 자격을 얻는다. 러시아는 이 돈을 낼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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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등 옛 소련에 속했으며 현재도 러시아와 밀착 중인 권위주의 국가 등의 가입 의사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하려는 권위주의 국가만 기쁘게 됐다”고 꼬집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