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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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2024년 당시 이진숙 위원장의 ‘2인 체제’에서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7명을 임명한 것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22일 나왔다. 법원은 “소수파를 원천 봉쇄해 다수파만으로 실질 처리한 것”이라며 “사실상 다수결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이날 KBS 전·현직 이사진 5인(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이 2024년 8월 방통위와 당시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KBS 이사 임명 무효 확인 소송에서 “방통위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2인 이내 위원으로 추천·의결한 것은 위법하며, 대통령의 임명 처분에도 취소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방통위원장은 2024년 7월 김태규 전 부위원장과 ‘2인 체제’로 KBS 이사 정원 11명 중 7명,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정원 9명 중 6명을 여권 몫으로 임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들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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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부는 “방통위법은 방통위를 합의제로 규정하며 (구성에) 여러 규정을 두는 이유는 다양성 보장을 핵심 가치로 하는 방송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5인으로 구성하게 돼 있는 위원회에서 3인이 임명이 안 된 이유가 있어도 2인만으로 의결하는 것은 의사 형성 과정에서 소수파를 원천 봉쇄해 다수파만으로 실질 처리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적위원이 2명일 때 1명이 반대하면 의결이 불가해 과반수 찬성이 불가하고,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다만 재판부는 KBS 류일형 이사 등 후임자 지명이 이뤄지지 않은 원고 4명의 소는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 원고의 지위가 불확정적인 건 후임자가 지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이 사건 추천 결과와 처분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서 (원고들이)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봤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조숙현 이사에 대해선 “문제가 되는 추천 의결은 KBS의 이사 임명을 위한 중간적 절차로 보인다. 그것만으로 조 이사나 법률적 이익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방통위에 대한 부분은 각하하고, 대통령에 대한 부분만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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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