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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청 프레임’ 불쾌한 李, 정청래 면전서 경고 메시지

입력 | 2026-01-21 04:30:00

與지도부 만찬서 “반명이냐”… 왜
1인 1표제-최고위원 대결 양상… 계파 수장으로 비치는 것 경계
8월 전당대회 앞두고 분열 차단도
오늘 한병도 원내지도부와 만찬… 黨지도부 회동 이틀만에 이례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11.4.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19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신임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서 정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시냐”고 물은 것을 두고 임기 초부터 당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반명 프레임’에 대한 공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이른바 ‘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 구도가 부상한 데 이어 정 대표가 추진하는 ‘1인 1표제’를 두고도 당내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자 당 지도부에 확실한 신호를 보내려 했다는 것. 당내 갈라치기를 방치하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분열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선제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李 “반명 어딨느냐”… 당내 갈라치기에 경고장

20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만찬 회동에서 “요즘 언론에 보면 반명이니 ‘명청(이재명-정청래) 대결’이니 이런 말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며 “우리가 반명이 어디 있겠느냐. 혹시 친청이냐 반청(반정청래)이냐는 몰라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꾸 우리를 갈라쳐서 싸움시키려는 것 아닌가. 이런 건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신임 당 지도부가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데에는 최근 ‘친명 대 친청’ 프레임으로 대결 구도를 이용하려는 당내 일각의 움직임에 대한 불쾌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사실상 대통령이 한 계파의 수장이고 당내에 이에 대항하는 다른 계파가 있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프레임은 정 대표 측과 반청 성향의 친명계 일부가 갈등을 빚으면서 강화된 측면이 크다.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친청계 후보 2명과 반청계 후보 3명이 붙어 친청계 2명과 반청계 1명이 당선됐다. 여기에 최근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재추진하자 반청계인 황명선 강득구 최고위원이 공개 반발하는 등 다시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청 측에서는 “우리도 친명”이라고 주장하고, 반청계에서는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강조하며 “친청 대 친명으로 불러야 맞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당내 프레임이 지속되면 당과 지지층이 분열돼 국정 운영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8월 전당대회가 가까워지면 당권 경쟁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반청계에선 김민석 국무총리의 전대 출마를 요구하며 김 총리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했고 김 총리와 가까운 강 최고위원도 “원팀을 향한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 李, 한병도 원내지도부와 따로 만찬

일각에선 정청래 지도부 출범 이후 검찰개혁 논의와 ‘재판중지법’ 추진,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등을 놓고 빚어졌던 당청 불협화음이 중대범죄수사청법 및 공소청법 정부안을 두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 대표 등이 참석한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권력기관 내에서는 견제와 균형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기본 방향과 원칙 아래에서 토론하고, 합리적인 당정안을 만들어 달라”며 “죄 없는 사람을 무리하게 수사해 괴롭히는 방식도 잘못됐지만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 수사 안 하고 봐주는 것도 문제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검찰개혁 입법 과정에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지는 데 대한 문제점도 살펴보라는 취지다. 당내 강경파들이 “중수청이 제2의 검찰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신임 원내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갖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임 원내지도부가 꾸려진 만큼 관행 차원에서 만찬 회동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당 지도부 만찬 이틀 만에 정 대표 없이 원내지도부와 별도 회동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통령의 ‘반청이냐’ 발언 등을 의식한 듯 정 대표도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1월 21일 오전 10시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는 날”이라며 “최고위원회를 하지 않고 함께 모여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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