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의류업체 사장님이 ‘올해 여성용 레깅스의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데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질문을 직원들에 던진다. 과거라면 기업 내에서 수십 번의 소통이 오갈 것입니다. 그러나 AX(인공지능 전환) 시대에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20일 오전 일본 도쿄도 도쿄이노베이션베이스(TIB). 한국의 생성AI 스타트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일본 법인 ‘뤼튼 재팬’의 료헤이 마츠다 대표는 “이제 AI로 업무 혁신을 이루는 기업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인공지능 대전환을 의미하는 ‘AX’가 모든 기업들의 당면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이날 도쿄 TIB에서는 한일 AI 스타트업들이 머리를 맞댔다. 13일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진 데 이어 민간에서도 양국의 AX 협력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된 것으로, 이날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미국과 중국 중심의 생성형 AI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이 손을 맞잡아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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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가 보유한 기술을 공유하며 협력 기회도 모색됐다. 뤼튼 재팬의 료헤이 대표는 ‘에이전트 간의 거래(A2A)’를 시연했다. 사업자의 질문 의도를 바로 파악하는 ‘마더 에이전트’가 각 에이전트에게 수행할 작업을 자동으로 나누면 재무, 경리를 담당하는 ‘파이낸스 에이전트’가 지시를 받고 일을 처리하는 식이다. 뤼튼이 실제 기업 내에서 적용하고 있는 A2A 사례를 데모 영상으로 보여주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 대상 일본 AI 신용평가 스타트업 듀이러는 전 세계 62개국에서 카드사와 임대보증회사 등 다양한 금융 관련 기업에 폭넓게 도입 중인 자사 서비스와 기술을 소개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야말로 빠른 AX에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대표는 “대기업과 정부가 AI전환을 고민할 때, 가장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경험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라며 “스타트업에게 AX는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였기에 한국과 일본에는 누구보다 빠르고 깊이 이를 체화해낸 스타트업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황인준 ZVC 대표 역시 “AI로의 전환은 빠르고 ‘AI 네이티브’한 생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거대 기업이나 정부보다는 스타트업들이 주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며 “그간의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들이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AX로의 혁신 움직임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도쿄=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