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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린란드 전문가다.”
‘갈색 병’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상속자이며 미국의 유대계 재벌인 로널드 로더(82)가 지난해 2월 뉴욕포스트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그는 이 글에서 희토류 등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거론하며 “그린란드가 미국의 다음 개척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영국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은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로더라고 보도했다.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1960년대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에서 만났고 오랫동안 대통령을 후원했다. 포브스가 추정한 그의 재산은 50억 달러(약 7조3500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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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8월 처음으로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드러냈다. 집권 2기에는 군사력 사용까지 거론하며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가디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친구들에게서 들은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인다”며 로더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미국 언론인 피터 베이커와 수전 글래서의 2022년 저서 ‘분열자: 백악관의 트럼프’에도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는 로더가 낸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덴마크 언론에 따르면 로더는 그린란드 내 배핀만산의 용천수를 수출하는 미국 회사에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가디언은 로더가 우크라이나 광물 자원에 관한 미국 기업들의 컨소시엄에도 속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을 맺으라고 부추긴 사람 역시 로더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로더는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 대행, 주오스트리아 미국대사 등을 지냈다. 1989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유명한 예술 애호가로 2006년 구스타브 클림트의 1907년작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1’을 1억3500만달러(약 1985억 원)에 사들여 당시 회화 부문 최고 거래가를 기록했다.
로더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 측에 10만 달러(약 1억4700만 원)를 기부했다.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에 500만 달러(약 73억5000만 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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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