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고용 둔화에 연준 추가 금리 인하 전망 확산 환율 부담 속 한은 동결 기조…대외 여건 변화에 시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6.1.15 뉴스1
미국 기준금리가 이미 연 3.75%까지 내려온 가운데,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p) 안팎까지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차 축소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선호를 일부 완화해 고환율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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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 소비·고용 둔화”…연준 추가 완화 가능성에 무게
18일 한은 뉴욕사무소가 발표한 ‘최근(2025년 12월)의 미국 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민간지출 증가세 등에 힘입어 예상을 웃돌았으나, 최근 들어 소비가 주춤하는 등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용 증가세까지 둔화 흐름을 나타내며,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로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의 가구당 카드지출은 전월 대비 0.0%로 증가세가 멈췄다. 재화 소비 증가 폭은 축소됐고, 서비스 소비는 감소 전환해 소비 둔화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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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역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한은은 “실업률이 하락했으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제한적이고, 직전 2개월 취업자 수도 하향 조정되는 등 둔화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5만 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7만 명)를 밑돌았으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늘어 노동시장 하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점차 무게를 싣고 있다. 보고서는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에 신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음에도, 지급준비금 관리매입(RMP)을 예상보다 빠르게 시행하고, 파월 의장이 물가보다 노동시장 둔화 위험을 강조한 점을 들어 전반적으로 완화적인(dovish)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노동시장 둔화에 대응해 연준이 올해 중 기준금리를 0.25~0.75%p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 경로도 소폭(0.02%p)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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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다섯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 News1
이창용 “미 금리 인하 땐 격차 축소”…환율 완충 인식 드러내
이미 미국 기준금리가 연 3.75%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더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
이에 한은도 미국의 통화 완화에 따른 한미 금리차 축소가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결정된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2.50%로, 이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1.25%p 수준이다. 당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고, 1명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향후에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우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는 전제하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차는 1.0%p로 줄어들고, 0.75%p 인하 시에는 0.5%p까지 축소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금리차가 줄어들 경우 고환율 흐름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시장 전망치인 0.25~0.75%p까지 추가로 인하될 경우 대외 금리차 축소는 머니무브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00bp 이내였을 때 1200원대 환율을 기록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주가가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닌 것과 비슷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차 축소 역시 환율을 끌어내리는 직접적인 요인이라기보다는, 고환율 흐름의 속도와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현재는 해외 투자 유출 압박이 과거보다 훨씬 커 대외 금리차 축소만으로 환율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차는 채권 등 금리형 자금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평가는 이창용 총재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금리차와 관련해 “우리가 금리를 천천히 조정하더라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미 금리 격차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환율 국면에서 기준금리를 서둘러 인하하기보다는, 대외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리차 흐름을 환율 안정의 ‘완충재’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