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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례적 구두개입에도, 환율 반짝 급락뒤 장중 다시 1470원

입력 | 2026-01-16 04:30:00

[美재무도 나선 고환율]
베선트 “원화 가치 하락 문제 논의”
年 200억달러 대미투자 차질 등… 韓 고환율 악영향에 직접 메시지
투자자들 환율 내리자 달러 매입… “다시 1500원 육박할 것” 전망도




베선트 美재무 만난 구윤철 부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이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14일 베선트 장관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경제 여건)과 부합하지 않는다.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내놨다. 사진 출처 스콧 베선트 장관 X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 원화 가치 하락에 이례적으로 강한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내놨지만 환율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베선트 장관의 메시지가 공개된 뒤 반짝 하락했지만 15일 장중 1470원을 다시 넘겼다.

정부는 미국 측의 구두 개입에 대해 “한미 간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단기적인 개입 조치가 투자자들의 저가 달러 매수 심리를 부추겨 환율 되돌림 현상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미 재무부 나서도 효과 제한적

베선트 장관은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월요일(12일) 구윤철 한국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을 포함한 한국 시장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며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기초 여건)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재무장관이 한국의 환율과 관련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직접 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대해 강한 개입 발언을 내놓은 건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때 한국 정부가 약속한 연간 2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가 고환율 탓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는 원화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 금액,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경부는 이날 “한미는 안정적 원화 흐름이 양국 교역과 경제 협력에 중요한 요소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선트 장관의 발언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한때 하락한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미 재무부의 구두 개입조차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후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달러당 1462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오전 9시 개장 후 국내 증권사 등에서 달러를 대거 사들이며 장중 1470원을 돌파했다. 재경부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펀더멘털과 환율이 괴리돼 있다는 베선트 장관의 평가에 공감하지만 내국인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이 또다시 ‘서학개미 책임론’을 꺼내 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정부 개입하면 “저가 매수 기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상승은 한미의 잠재 성장률 격차가 확대됐고 해외 투자 증가에 따라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일시적으로 환율이 낮아진다고 해도 1450원대 선에서 저가 매수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24일 장중 1484.9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 이후 환율이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달러 사재기’에 나섰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개인의 하루 평균 달러 환전 금액은 2290만 달러로 지난해 1∼11월 하루 평균(1043만 달러)의 두 배가 넘었다. 이에 재경부가 7일 시중은행 외환 담당자들을 만났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13일 금융사들에 과도한 환전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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