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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 심해 속 고농도 희토류, 국내 과학자들이 찾았다

입력 | 2026-01-16 04:30:00

지질연, 3곳 시추해 시료 확보
4월 2차 탐사로 자원 개발 속도



탐해3호가 서태평양에서 피스톤 코어링 시추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중국이 글로벌 자원 안보 핵심으로 부상한 희토류 통제에 나선 가운데 국내 과학자들이 서태평양에서 고농도 희토류 부존을 확인했다. 심해저 핵심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의 발판으로 삼아 한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은 지난해 7월 최첨단 물리탐사연구선 탐해3호로 진행한 서태평양 공해상 첫 대양 탐사에서 고농도 희토류 부존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심 5800m 지점의 ‘피스톤 코어링’ 시추를 통해 최대 3100ppm(100만분의 1 농도), 평균 2000ppm 이상의 고농도 희토류를 탐지한 것. 피스톤 코어링은 피스톤의 진공 흡입력을 이용해 해저 퇴적물을 변형 없이 원래 층 구조 그대로 채취하는 기법이다.

희토류는 지각 내 광범위하게 분포하지만 채산성 있는 고농도 광상은 제한적이다. 육상 광석은 정제 과정에서 토륨 등 방사성 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한계도 있다. 특정 국가가 공급망을 독점하는 이유다.

해저 희토류 진흙은 고성능 영구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함량이 높고 방사성 물질 함유량이 낮아 차세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일본도 최근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미나미토리시마 해저 희토류 광상에서 수심 6000m 채광 실증에 나서는 등 심해 자원 확보 경쟁은 이미 실전 단계다.

탐해3호의 이번 탐사 성과는 핵심 인프라인 ‘8.1km 장거리 스트리머’가 국내 처음으로 실전에 운용되며 가능했다. 스트리머는 선박 뒤로 길게 전개하는 수평형 해상 수진기다. 길이가 길수록 심해저 심부에서 반사되는 저주파 음파를 다양한 각도에서 수집할 수 있어 심해저 지층 구조를 더 넓고 깊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특히 8.1km에 걸쳐 촘촘하게 배치된 648채널의 센서는 미세한 신호를 기록해 수심 5800m 아래의 복잡한 지질구조를 선명하게 영상화했다.

이번에 확보된 데이터는 지질자원연의 지구물리 해석 기술과 결합해 탐사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연구팀은 방대한 해저 지층 자료를 정밀 분석해 희토류가 집중될 수 있는 지질학적 환경을 사전에 특정했다. 선정된 3개의 시추 지점에서 모두 고농도 시료를 확보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해저 광물 탐사 적중률을 극대화하고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이터 기반 과학 탐사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지질자원연은 전체 해양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공해(High Seas)’를 공략한다. 공해 자원은 국제해저기구(ISA)가 관리하는 ‘인류 공동 유산’으로 선제적인 데이터 확보가 독점적 탐사 권한으로 이어진다. 이번 성과가 자원 주권을 확보할 결정적 근거가 되는 이유다.

지질자원연은 4월 2차 탐사에 나서며 해저자원 개발을 위한 대항해 속도를 높인다. 1차 탐사가 희토류의 존재를 확인하는 기초 단계였다면 2차 탐사는 해당 해역의 탐사 밀도를 높여 정밀한 자원 지도를 완성하는 단계다. 연구 책임자인 김윤미 해저지질연구센터장은 “이번 탐사 성과는 우리 기술로 유망 지역을 직접 예측하고 일관된 성과를 냈다는 점에 비추어 해저 자원 탐사 기술 자립화 관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밝혔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지질자원연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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