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방일 마무리] 한일 정상, 공급망 협력 공감대 정부 “한국 반도체-일본 소부장… 공급망 흔들리면 타격, 득될게 없어” ‘中日 관계 언급됐나’ 질문에… 靑 “특정국 논의 없었다” 선그어
수장고 안에 보관된 고구려 승려 담징의 ‘금당벽화’ 보는 한일 정상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호류지를 방문해 수장고 내에 보관돼 있는 금당벽화를 둘러보고 있다.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금당벽화는 과거 화재로 훼손돼 일반인 관람이 통제된 수장고 내에 보존, 관리되고 있다. 나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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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이 13일 회담에서 공급망 협력을 위한 ‘협력 틀(프레임워크)’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중국의 대일(對日)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한일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일 갈등으로 보호무역주의와 수출 규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공급망 혼란에 함께 대비하자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 중일 갈등으로 직접적 경제 보복 대상이 된 일본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일본과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 日, 韓 CPTPP 가입 추진에 긍정 반응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무역 의존도도 높고 특정한 재료에 대한 대외 의존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은 우리 경제안보 정책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라면서 “(일본과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여러 가지 틀을 실무선 간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공급망 협력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다”면서 양자 간 공급망 협력이 회담에서 일본의 주요 관심사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공급망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그간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협력을 정상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일본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만들고, 한국은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양국 공급망 구조가 흔들리지 않고 협력해 나가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게 흔들릴 경우 한국의 반도체 산업, 일본의 소부장 기업에 큰 타격이 가해지면서 양국 모두에 득 될 게 없다”고 했다. 한일 공급망 협력은 핵심광물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위해 정부가 상설 협의체를 꾸리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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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CPTPP 가입에 적극적인 건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주의 장벽이 높아지면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CPTPP에 가입한 일본과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 12개국의 시장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이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가운데 CPTPP 회원국 간 공급망이 강화될수록 한국이 이들과의 교역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일본이 한국의 CPTPP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후쿠시마산(産)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실제 가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위 실장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요구에 대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다”며 “저희는 이 설명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 靑 “특정국 향해 논의한 건 아냐” 中 의식
위 실장은 이날 “한미일 협력 강화는 물론이고 한중일 3각 협력 강화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언론 발표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 없이 ‘일한미(한미일)’ 협력을 4차례 강조하면서 한미일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을 한 차례 언급했다. 위 실장은 ‘중일 관계가 언급됐느냐’는 질문엔 관계 복원에 나선 중국을 의식한 듯 “특정국을 향한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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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나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