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열흘간 미적대는 사이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 가기도 강선우 前보좌관 텔레그램 탈퇴 김병기 측근도 아이폰으로 바꿔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4월경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사진)은 이달 7일 오후 10시경 텔레그램에 재가입했다. 김 시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한 사용자에게 그가 텔레그램에 새로 가입했다는 알림이 뜬 것인데, 이는 기존 계정을 탈퇴하고 새 계정을 만들었을 때 나타나는 메시지다. 텔레그램은 탈퇴 시 서버와 단말기에 남아 있던 기존 대화 기록도 파기된다. 김 시의원은 같은 날 카카오톡에도 새로 가입했다.
1억 원 보관책으로 지목된 강 의원의 전직 사무국장 남모 씨도 지난해 12월 30일경 텔레그램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씨는 6일 경찰 조사에서 금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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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뒤늦게 김 시의원 등의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지만 통신사의 통화 기록 보존 기간은 통상 1년으로, 의혹 시점인 2022년 자료는 이미 삭제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휴대전화 포렌식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관련자들이 이미 기기를 교체하거나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해 사실상 수사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경찰이 출국 금지를 미적거리는 사이 유유히 미국으로 출국한 김 시의원이 증거 인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사팀은 지금 증거인멸 하라고 광고하느냐”고 올렸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 시의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6일부터 열리고 있는 CES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시 산하인 서울경제진흥원을 통해 CES 출입증을 발급 받은 김 시의원은 다른 참석자들과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사진 촬영까지 했다. 김 시의원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한 경찰은 김 시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계획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