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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없어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길”… 한미약품, 피부암 ‘흑색종’ 신약 국내 임상2상 돌입

입력 | 2026-01-08 17:55:39

한미 벨바라페닙, 식약처 임상2상 IND 승인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 병용요법 유효성·안전성 평가
난치암이지만 국산 치료제 없어 해외 의존도 심화
박재현 대표 “의료 미충족 수요 해소가 기업 사명”
식약처 상용화 지원 ‘길잡이’ 대상 선정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이 국내 최초로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를 위한 표적 항암신약 임상2상에 돌입했다. 변이를 통해 흑색종을 유발하는 NRAS 유전자 변이 암에 대한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 고통을 덜어주는 혁신신약으로 기대감이 높다.

한미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표적 항암신약 ‘벨바라페닙(Belvarafenib)’에 대한 국내 임상2상 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임상2상은 NRAS 돌연변이를 보유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과 MEK 억제제인 코비메티닙(Cobimetinib) 병용요법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단일군 시험으로 진행된다. NRAS는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다. 다만 변이 생기면 흑색종이나 대장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색종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재발 위험이 높은 난치성 암이다. 현재 치료제 대부분이 해외 제약사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 개발을 통해 국내 암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항암 분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한미약품이 처음 개발한 벨바라페닙은 종양 세포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K, 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경로 중 RAF 및 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해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로 디자인 됐다. 특히 벨바라페닙은 RAF 이합체(dimer)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토대로 BRAF ClassⅡ/Ⅲ 변이와 RAS 변이를 보유한 종양을 표적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기존 BRAF 저해제가 주로 단일체(monomer)만을 억제하는 것과 달리 벨바라페닙은 BRAF 및 CRAF 이합체까지 함께 억제하도록 설계돼 RAF 이합체 형성에 따른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에 따라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의 병용요법은 기존 BRAF 단일체와 MEK 억제제 병용 치료의 기전적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폭넓은 유전자 변이 환자군에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 평가된다.

앞서 진행된 임상1상 시험에서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이 확인됐다. 특히 NRAS 및 BRAF 변이를 보유한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를 보여 후속 임상 개발의 근거를 확보했다.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전무는 “흑색종을 비롯해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희귀·난치암 분야에서 차세대 혁신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의료진과 환자, 규제기관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벨바라페닙의 성공적인 개발과 상용화를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벨바라페닙, 식약처 제품화 지원 ‘길잡이’ 프로그램 선정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이 식약처가 지난해 도입한 혁신제품 제품화지원 프로그램 ‘길잡이’에 선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시급하고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혁신신약 후보물질 등의 빠른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선정된 제품에 대해 개발 초기부터 허가 단계까지 전주기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이 핵심이다. 엄격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 제도로 벨바라페닙의 항암 효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통해 일부 환자에게 벨바라페닙이 제한적으로 투약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졌다. 이에 따라 국내외 치료제가 없는 NRAS 변이 흑색종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의료진과 환자, 연구진, 규제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벨바라페닙의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향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까지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치료 대안이 충분하지 않은 질환 영역에서 의료적 미충족 수요를 해소해 나가는 일은 제약기업의 본질적 사명”이라며 “벨바라페닙이 다양한 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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