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약화하는 개정 법안 美 플랫폼기업에 부정적 영향” ‘빅테크 불이익’ 문제 제기 가능성 韓정부 “특정 국가-기업 대상 아냐”
미국 국무부가 최근 한국 정부의 국무회의를 통과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중대한 우려(significan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하루 전 세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에 이어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로 정통망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공개 표명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디지털 규제법을 미국 빅테크들에 대한 불이익으로 여겨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국무부는 개정안 관련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한국 정부가 승인한 데 대해 미국은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선 안 된다”며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로저스 차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개정안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 또한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개정된 정통망법에는 허위 조작 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통하면 최대 5배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미국 정부는 개정안이 구글 등 자국 빅테크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 입법을 주도한 EU 전현직 고위 인사 5명에 대해 미 온라인 플랫폼 기업 검열 등을 이유로 입국을 금지하는 등 디지털 규제 법안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후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한 1·6 사태 당시 지지자들을 선동하려 한다는 이유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당한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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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미 국무부가 개정안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우려 입장을 표명하자 “해당 법안은 특정 국가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법안이 마련된 취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